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진=연합뉴스)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진 = 연합뉴스)

사생활을 둘러싼 의혹과, 그 의혹에 대해 취재하려는 전직 기자를 회삿돈을 배임해 회유하려다가 실패해 폭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이 17일 오전 19시간의 경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손 사장은 이날 새벽 2시 47분경 마포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치고 나와 “사실이 곧 밝혀지겠죠”라며 “증거를 (경찰에) 다 제출했다”고 했다. 손 사장은 전날(16일) 오전 7시 40분경 경찰에 출석해 3층 경제팀 조사실에서 조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 사장 측 변호인도 입회했다고 한다.

손 사장은 세월호 3주기 늦은 저녁에 젊은 여성과 동승한 채 과천의 인적 드문 주차장을 방문했다가 속칭 ‘대물 뺑소니(물적 피해만 발생한 뺑소니)’를 냈다는 의혹과, 이 의혹을 들추려는 전직 기자 출신인 김웅 라이언 앤 폭스 대표를 금전적으로 회유하려다가 실패해 폭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대표 측은 회유과정에서 JTBC 회삿돈을 사용한 배임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대검찰청에 손 사장을 고발한 장기정 자유청년연합 대표 역시 “손 사장은 개인이 저지른 사고를 무마하고자, 회사 일자리를 제공하고 수억원의 회삿돈까지 프리랜서 기자에게 쥐여주려고 했다”며 “정의를 외치던 손 사장이 지위를 이용해 회사에 해를 끼치려 한 것은 도덕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다만 손 사장 측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김 대표를 공갈미수, 협박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고, 사내 메일이나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 등을 통해 심정을 전하고 있다. 사내 메일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의 발언 중 "그들이 저급하게 갈 때, 우리는 품위있게 갑시다"라는 말을 인용했고, 지난 14일 방송에서는 “누군가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은 몇십 몇백 단계의 가공을 거쳐가며 퍼져 나갔고 대중의 호기심과 관음증은 이를 퍼뜨리는 동력이 됐다”며 “카톡이든 유튜브든 널린 게 무기이니 이 정도의 음해야 식은 죽 먹기가 된 세상…‘어떠한 합의나 선처도 없다’, 그 폭주하는 지라시 속에서 살아남은 배우의 일갈이 처연하게 들리는 오늘이다”라고 했다.

28일 평소와 같이 '뉴스룸' 진행에 임하는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우)과 안나경 앵커(좌). (사진 = JTBC 방송화면 캡처)
지난달 28일, 의혹 이후에도 평소와 같이 '뉴스룸' 진행에 임하는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우)과 안나경 앵커(좌). (사진 = JTBC 방송화면 캡처)

인터넷 상에서는 김 대표가 폭로한 녹취록이나 메신저 대화내용, 대물 뺑소니 피해자 증언, 손 사장으로 보이는 남성이 회유에 실패한 뒤 김 대표에게 욕설을 퍼붓는 내용 등이 거론되며 “손 사장은 과거 언행 등은 생각하지 않고 여론전을 편다. 내로남불의 전형”이라는 비판이 계속 일고 있다. 이날 손 사장이 조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는 우파 유튜버 10여명이 모이기도 했다. 이들은 손 사장을 따라 경찰서 밖으로 나가면서 “차 막아” “손석희 감방가자” 등의 말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손 사장은 김 대표 폭행 사건의 ‘피고소인’, 회삿돈을 배임했다는 ‘피고발인’, 김 대표로부터 공갈・협박을 당했다는 ‘고소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것”이라며 “손 사장과 관련한 모든 사건을 조사했고, 진술에 대해서는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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