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기간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 올 1월 15만5000명...1년 전보다 8000명 증가
장기실업자가 증가한 가운데 신규실업자까지 늘어나면서 고용 상황이 질적·양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17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구직기간이 6개월 이상인 이른바 '장기실업자'는 올해 1월 기준으로 15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8000명 늘었다. 1월 기준 장기실업자는 2000년에 16만7000명을 기록한 후 최근 19년 사이에는 올해 1월이 가장 많았다.
구직활동을 반복해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장기실업자는 '구직 단념자'가 될 가능성이 있기에 장기실업자 증가는 고용 상황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지표다. 지난 1월 구직 단념자는 60만5000명으로 1월 기준으로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집계를 시작한 2014년 이후 가장 많았다. 사실상의 역대 최다인 것이다.
지난 1월의 장기실업자 규모를 고려하면 구직 단념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장기실업자와 함께 신규실업자도 늘었다. 지난 1월 구직기간 3개월 미만인 이른바 '신규실업자'는 77만6000명으로 작년 1월보다 17만3000명 증가했다. 신규실업자는 2010년 2월 26만 명 증가한 후 8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정부는 지난 1월 신규실업자가 증가한 원인에 대해 60세 이상 실업자가 1년 전보다 13만9000명이나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60세 이상 실업자가 늘어난 원인에 대해서는 정부가 진행한 노인 일자리 사업을 위해 그동안 실업자 집계에서 빠졌던 60세 이상의 비경제활동 인구가 구직을 시도하면서 통계상 대거 실업자로 잡혀 신규실업자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저임금 상승과, 근로시간 단축 등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으로 고용 안정성이 약한 고령 취업자들이 대거 실업자로 내몰렸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정부는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비경제활동인구는 구직활동을 하는 동안 일시적으로 실업자 상태를 거친다"며 "취업할 곳이 있어서 구직활동을 하는 것이니 실업자 증가를 반드시 부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