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에 편지 보내 "韓정부, 서두르면 은행‧기업 제재 대상 될 수 있다" 강력 경고
"北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제재를 충실히 이행하는 데 있어 韓美 공조 깊은 우려"
편지 보낸 테드 크루즈‧로버트 메넨데스...美 외교에 미치는 영향력 큰 정치인들
미국 朝野에서 對北제재 관련 韓美간 견해차이 우려 목소리는 계속돼 왔지만...韓은행‧기업 지목해 경고한 것은 처음

지난해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당시 방명록에 사인하고 있는 김정은 옆에서 차렷 자세로 서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당시 방명록에 사인하고 있는 김정은 옆에서 차렷 자세로 서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미 상원의 여야(與野) 중진 의원들이 한국 정부가 성급하게 대북(對北) 제재 완화에 나설 경우 한국의 은행과 기업들이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강경한 경고의 의미를 담은 편지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게 보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장관을 직접 지목해 미국의 제재 관련법 위반 가능성을 언급했다.

워싱턴포스트(WP) 소속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14일(현지시간) '의회가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에 대한 경고를 보냈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과 로버트 메넨데스 민주당 상원의원이 지난 11일 폼페이오 장관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했다.

크루즈 의원은 2016년 공화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던 거물 정치인으로, 현재 상원 외교위 소속이다. 메넨데스 의원 역시 상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어 두 사람이 미국 외교에 미치는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

두 사람은 편지에서 "북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제재를 충실히 이행하는 데 있어 한미 간 공조에 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특히 남북, 미북 간의 외교 트랙에서 서로 진전의 정도가 상이한 결과로 인해 한국 내 은행과 다른 기업체들이 미국의 제재에 노출될 잠재적 위험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구체적인 사례도 제시했는데, 지난해 5월 한국의 은행들이 북한에 투자 팀을 신설한 것과, 지난해 9월 문 대통령이 여러 기업 경영자들을 북한으로 데려가 금강산 관광을 정상화하는 방안과 연내 철도 연결식을 하는 방안을 논의한 점을 지적했다. 미국 조야(朝野)에서 대북 제재 관련한 한미 간 견해 차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계속돼 왔지만, 이번처럼 한국은행과 기업을 지목해 직접 경고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사람은 또 편지에서 미국의 여러 제재 법안에도 문 대통령이 유럽을 돌며 제재 완화를 요청한 것과, 강 장관이 북에 현금을 주지 않고 개성공단을 가동하는 방안을 찾으려 한 점도 추가로 지적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는 28일과 29일로 예정된 회담이 매우 성공적일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북한은 과거 미국을 이용했고, 미국은 북한에 수십억 달러를 지불했지만 앞으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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