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14일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든 인간관계에서 기본적 신뢰 여부 말과 행동 중요" 언급
하지만 그의 발언에는 모순 있어...12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만나 '만절필동' 친필 휘호 선물
문제는 '만절필동'이 조선시대에 중국을 사대하는 의미로 사용됐다는 것
美中 패권 다툼 하는 현실에서 이 같은 선물 적절했나?
정규재 대표 "제정신 아냐...이런 사람이 국회를 지배한다고 앉아 있다" 개탄

미국을 방문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左)이 12일(현지시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만나 '만절필동' 친필 휘호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을 방문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左)이 12일(현지시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만나 '만절필동' 친필 휘호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을 공식방문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이 방미(訪美) 성과에 대해 "미국 조야(朝野)가 (대북관계에 대해) 비관적인 생각에서 희망적으로 많이 바뀌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문희상 의장은 14일(현지시간) 뉴욕 코리아소사이어티 메인홀에서 열린 '굳건한 한미동맹으로 한반도와 세계 평화 위해 전진'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 기조연설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런 (소통의) 기회를 자주 갖기를 바라고, 그것이 곧 한미동맹 강화가 공고히 되는 하나의 촉진제가 된다고 믿는다"라며 이 같이 언급했다.

문 의장은 "모든 인간관계에서 기본적인 신뢰 여부는 말과 행동이 중요하다"며 "그 말을 믿을 수 있는가, 그에 상응하는 행동이 따르는지에 달렸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중심으로 한 진정성에 대한 의문은 '(북한의) 행동을 증거로 믿을 수 있는가'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대목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가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문 의장의 발언에는 '모순(矛盾)'이 있다. 그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나 '萬折必東(만절필동)' 친필 휘호를 선물했는데 문제는 만절필동의 뜻이다. '황허강이 수없이 꺾여 흘러가도 결국은 동쪽으로 흘러간다'는 뜻으로 '우여곡절을 겪어도 결국 북핵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의미를 전달하려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문제는 이 사자성어는 조선시대에 중국을 사대(事大)하는 의미로 사용됐기에 미국에 '한국은 중국을 섬긴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과 중국이 패권 전쟁을 벌이고 있는 현실에서 대한민국 국회의장이라는 사람이 미국 하원의장에게 중국을 숭배한다고 해석될 수도 있는 휘호를 선물한 것은 "모든 인간관계에서 기본적인 신뢰 여부는 '말'과 '행동'이 중요하다"는 본인의 이야기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은 15일 뉴스논평을 통해 문 의장의 이런 행동을 비판했다. 그는 "(문 의장은) 제정신이 아니다. '만절필동'이라는 말은 중국을 숭모하던 조선시대 썩은 인간들이 제일 좋아하는 단어였다"며 "'모든 길은 중국으로 통한다' 그 얘기를 문희상은 멋도 모르고 한문으로 써서 (펠로시에게) 줬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한국은 중국의 한문을 쓰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런 사람이 국회를 지배한다고 앉아 있다"고 개탄했다.

뿐만 아니라 펠로시 의장은 이날 문희상 의장 등 일행이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하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설득하자, "싱가포르 회담도 쇼지 않았느냐"며 논쟁을 벌였다.

펠로시 의장은 "나는 북한을 믿지 않는다"며 "전 세계를 여행했지만, 북한 주민들의 가난과 비참함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때부터 북한 정권을 믿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진정한 의도는 비핵화가 아니라 남한을 무장 해제(demilitarization) 하겠다는 것"이란 강경한 말도 덧붙였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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