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오세훈 토론 초반 '5.18 논란' 휩싸인 김진태 비판
오세훈, 황교안과 김진태 오른쪽으로 치우친 성향 지적하며 '중도층 마음' 잡을 적임자 자처
김진태, '태극기 후보' 정통성 강조...오세훈 '촛불집회' 참석 과거 언급하며 '정체성' 문제 삼아
황교안, 오세훈의 '장남 병역 특혜 의혹' 제기에 "아들 2년 현역 복무, 비리나 문제 없어" 일축

자유한국당 황교안, 오세훈, 김진태(왼쪽부터) 당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OBS 경인TV 스튜디오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오세훈, 김진태(왼쪽부터) 당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OBS 경인TV 스튜디오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18 논란'으로 정국이 뜨거운 가운데 15일 경기 부천 OBS 경인TV 스튜디오에서 개최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첫 TV토론회에서 황교안, 오세훈, 김진태(기호 순) 후보가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5.18 폄하 발언'으로 정치권은 물론 당 내부도 혼란에 빠졌는데, 해당 의원들의 제명 추진 및 당 지도부의 대응에 대해 평가를 해달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오세훈 후보는 "여기에 (논란의) 당사자가 계시기 때문에 제명에 대한 것은 언급을 자제하겠다"면서도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김영삼 전 대통령 당시 국회 합의로 이뤄낸 역사적 사실이다. 특정 지역의 당세가 약하다고 짓밟는 것은 참으로 잘못된 처신"이라고 김진태 후보를 향해 일침을 가했다. 당 지도부에 대해서는 "당 지도부가 처음에 좌고우면하다가 지지율이 3.2%나 떨어졌다"며 "제가 당 대표였다면 당 지도부를 이끌고 광주로 내려가서 회의를 열고 진정성 담긴 사과를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당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OBS 경인TV 스튜디오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당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OBS 경인TV 스튜디오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후보 역시 김진태 후보를 비판했다. 그는 "일부 의원들이 세간의 극단적 주장에 동조하는 것처럼 비치는 발언한 것에 대해 당 전체가 논란에 휩싸이게 된 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우리가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인데 아픈 과거를 논란으로 만들어내거나 피해자의 마음에 상처 입을 말을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먼저 저는 거기에 대해 직접적인 어떤 발언을 한 적이 없다"며 "5.18 정신을 폄훼한다거나 망언을 했다거나 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전혀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후보는 "참석자들의 발언은 주관적 의견이고 향후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이어 김 후보는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진정한 피해를 당하신 분들을 위해서라도 옥석을 가리는 것이 좋다"며 "세금이 들어가는 문제이기 때문에 알 권리 차원에서라도 밝히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 후보는 태극기 세력에 대한 평가를 놓고도 논쟁을 벌였다. 황 후보는 "태극기 세력 때문에 한국당이 선거에서 중도층 표를 얻는 확장성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황 후보는 "태극기 부대 시위를 현장에서 보기도 하고, 가까이서 나간 분들도 있다.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이다. 애국심을 갖고 헌신한 분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극단적 행동하는 분들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당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OBS 경인TV 스튜디오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다른 후보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진태 당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OBS 경인TV 스튜디오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다른 후보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태극기 후보'로 불리는 김 후보는 "태극기 부대가 개최한 장외 집회에 50번 나갔다. 우려하는 극단적인 모습은 거의 없고 무시해도 될 정도"라며 "이분들을 끌어안고 같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지난 지방선거에 이 분들이 투표장에 많이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오 후보는 "김진태 후보 지지자들이 당이 국민에게 사랑을 받도록 하는 게 아니라, 국민 마음과 괴리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게 아닌가 한다"며 "김 후보와 황 후보는 우파 정당에서도 이념 성향이 가장 오른쪽이고, 그 옆은 낭떠러지다.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중도층의 마음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후보는 오 후보가 국정농단 사태 당시 촛불집회에 참석했던 것을 비판했다. "태극기 시민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해보려고 절규하고 있는데, 오 후보는 박 전 대통령 모양으로 공을 만들어 발로 차고, 단두대를 만드는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참 가슴 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가 해당 언급을 할 때 고개를 흔드는 모습을 보였던 오 후보는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에 모두 나갔다"며 "과거 종로구가 지역구여서, 집회가 열리면 나가서 촛불 이야기를 듣고, 지나가다가 태극기세력 집회가 열리면 귀를 기울이며, 어떤 것으로 열심히 투쟁하는지 늘 관심을 가졌다"고 맞받아쳤다.

'보수 빅텐트'로 상징되는 '보수 통합' 문제에 대해서도 공방이 벌어졌다. '보수 빅텐트'는 보수 우파적 가치에 동의하는 정치 세력이 한 지붕 아래 모이는 것을 뜻한다.

황 후보는 자신이 당 대표가 되면 당이 분열될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제가 당 대표가 되면 헌법 가치에 동의하는 모든 분들이 한국당의 빅텐트에 다 모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가 우파적 색채가 강한 황 후보로는 중도 세력까지 아우르는 보수 빅텐트를 성공시키기 어렵다고 하자, 황 후보는 "빅텐트는 한 사람이 아니라 당이 중심이 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금은 한국당 안에서 통합을 추진하고 있지만, 전당대회를 통해 우리의 뿌리가 튼튼해지면 다 어울릴 수 있는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빅텐트를 위해 우리가 바닥을 단단히 다져야 주변을 끌어당길 수 있다"고 했다.

황 후보의 주장에 오 후보는 "누가 빅텐트의 기둥을 세우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며 "황 후보나 김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대한애국당을 품는 데 그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와 유승민 후보에게 투표한 중도보수, 개혁보수 성향의 유권자 1000만명을 어떻게 한국당에 끌어올 것이냐가 차기 총선과 대선의 승패를 좌우한다"며 "브랜드에서 안철수, 유승민 후보와 가장 많이 겹쳤던 게 저였던 만큼, 내년 총선에서 중도층의 마음을 얻는데 적격"이라고 강조했다.

황 후보와 오 후보는 각각 '장남의 병역 특혜 의혹', '서울시장직 사퇴가 보수몰락의 단초가 됐다'는 것에 대해 해명했다. 황 후보는 오 후보의 "최근 제기된 아드님의 군대 특혜 문제에 대해 입장 정리를 해달라"는 질문에 "우리 아들은 2년 동안 현역 복무했다. 그 과정에 비리나 문제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자유한국당 오세훈 당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OBS 경인TV 스튜디오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다른 후보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오세훈 당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OBS 경인TV 스튜디오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다른 후보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 후보는 황 후보의 '서울시장직을 중도 사퇴하면서부터 보수가 어려워졌다는' 주장에 대해 "이번 기회에 해명을 하고 싶다"며 "2011년 시장직을 사퇴한 후 2012년에 2개의 큰 선거가 있었다. 봄 총선과 그해 겨울 대선이다. 2012년 총선에서 우리당은 대승했고,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됐다. 서울시장직 사퇴가 보수몰락의 단초가 됐다는 것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사실상 우리당의 입장을 관철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더불어민주당이 비겁하게 투표거부운동 꼼수를 부렸다"며 "당에서 조금만 도와줬어도 복지기준선을 새로 만들 수 있었을 텐데 당시 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표와 당의 실세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도와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황 후보는 토론 마무리 발언을 통해 "단순히 새로운 지도부를 뽑는 차원을 넘어 당의 체질 자체를 바꿔야 한다"며 "기업이 위기를 맞아 과감한 혁신이 필요할 때는 다른 분야의 CEO(최고경영자)를 영입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당을 이끌어갈 리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오세훈만이 내년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며 "두 후보 모두 훌륭하지만 당의 얼굴이 되면 내년 총선을 치를때 122석이 걸린 수도권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다. 총선을 이기고 대권을 가져오는 것이 두분 전직 대통령에 대한 의리를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제가 당 대표가 되는 것 자체가 문재인 정권에는 재앙이 될 것"이라며 "그동안 많은 투쟁경험으로 노하우를 알고 있다. 저 좌파정권의 생리가 무엇인지 안다. 보수우파의 젊은 피인 제가 한 번 꼭 해내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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