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뉴스9', 13일 날씨예보에서 12일 날씨예보 제작물 송출
재난 방송 주관 KBS에서 날씨 예보 방송 사고 일어나 심각성 더욱 커질 전망
13일 마감뉴스 때 뒤늦게 사과...다음날 '뉴스9' "제작진의 착오로 전날 제작물 방송"
KBS공영노조 "‘날씨정보’ 재방송 사고, 제정신인가...한심하다"

13일 날씨예보에 12일 제작물이 방송되고 있다.[13일 KBS뉴스9 방송 장면 캡처]
13일 날씨예보에 12일 제작물이 방송되고 있다.[13일 KBS뉴스9 방송 화면 캡처]

공영방송 KBS의 '뉴스9'에서 전날 날씨 예보를 다음날 뉴스에서 재방송하는 방송 사상 초유의 사고가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날씨 예보 방송 사고가 재난 방송 주관 기관으로 지정돼 있는 KBS에서 일어나 심각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난 13일 KBS '뉴스9'는 하루 전날인 12일 방송된 날씨 정보를 또다시 송출했다. 날씨 예보는 어업, 농업, 산업, 가축 등에서 생업을 이어가고 있는 국민들에게 중요한 정보다.

KBS는 이날 마감 뉴스 때 뒤늦게 '사고'를 인지하고 사과했으며, 다음 날인 14일 'KBS 뉴스9'에서 진행자인 엄경철 앵커는 클로징 멘트를 통해 "어젯밤(13일) 9시뉴스에서 전해드린 'KBS 날씨'가 제작진의 착오로 그 전날인 12일 제작물이 방송됐습니다"라고 알리며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립니다"라고 짧은 사과를 전했다.

현재 KBS홈페이지에는 방송 사고 당시 영상이 아닌 13일 제작물이 올라가 있는 상태다.

이에 KBS공영노동조합(위원장 성창경)은 성명을 통해 "2월 13일에 방송된 날씨정보는 어처구니없게도, 하루 전인 2월 12일에 이미 방송된 것이 또다시 송출된 것"이라고 밝히며 "재난주관 방송사인 KBS의 메인뉴스에서 이런 사고가 난 줄도 모른 채 방송을 했다고 하니, 참 한심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최근 KBS의 상황이 예전과는 아주 다르다"며 "근무기강, 책임의식, 공정한 보도, 대국민 서비스, 성실함 등은 이미 예전의 가치가 돼버린 듯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공영노조는 "정권이 바뀐 뒤 특정 노조 중심의 회사 운영, 적폐청산이라는 명목의 보복, 정권 편향된 보도와 프로그램 등으로 회사 기강이 말이 아니게 무너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어쩌면 이와 같은 방송 사고는 예고된 것인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KBS공영노조 성명 全文-

(KBS공영노동조합 성명서)  <KBS뉴스 9> ‘날씨정보’ 재방송 사고, 제정신인가.  
                                   
한 때 대한민국의 대표 방송으로서, 최고의 시청률과 신뢰도를 자랑하던 <KBS뉴스9>의 추락이 끝이 없어 보인다.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 민주당에 유리한 뉴스라면 키우고 또 확대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KBS뉴스9>이, 급기야 날씨정보를 하루 전에 방송나간 것을 재방송한 사고를 친 것이다.  

2월 13일에 방송된 날씨정보는 어처구니없게도, 하루 전인 2월 12일에 이미 방송된 것이 또다시 송출된 것이다. 

방송을 할 때 아무도 눈치를 채지 못해, 뉴스를 마칠 때까지 사과방송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앵커는 오히려 뉴스 말미에, 독일 메르켈 총리의 멘트를 인용해서 자유한국당의 이른바 ‘5.18 헛발질’을 매우 준엄하고 근엄하게 꾸짖었다고 한다. 

정작 자사의 방송 사고는 모른 채, 야당의 잘못이나 실수는 크게 또 반복적으로 꾸짖은 것이다. 

이후 뒤늦게 마감뉴스 시간에 방송사고와 관련해서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고 한다.  

소소하게 날씨 정보를 잘못 방송했다고 나무라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날씨정보가 얼마나 중요한가. 날씨에 생계가 걸린 사람들도 있고,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그러나 무엇보다 재난주관 방송사인 KBS의 메인뉴스에서 이런 사고가 난 줄도 모른 채 방송을 했다고 하니, 참 한심할 뿐이다.    

우리는 최근 KBS의 상황이 예전과는 아주 다르다는 것을 안다. 근무기강, 책임의식, 공정한 보도, 대국민 서비스, 성실함 등은 이미 예전의 가치가 돼버린 듯하다. 

정권이 바뀐 뒤 특정 노조 중심의 회사 운영, 적폐청산이라는 명목의 보복, 정권 편향된 보도와 프로그램 등으로 회사 기강이 말이 아니게 무너졌다고 보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쩌면 위와 같은 방송 사고는 예고된 것인지도 모른다. 

방송 사고도 사고지만, TV와 라디오에 걸쳐 뉴스와 각종 시사프로그램의 편파 왜곡 보도도 도를 더해가고 있다.   

감사라는 기구가 있지만, 현재 잘못하고 있는 사안을 감시하거나 단속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과거사에 대해 ‘보복성 감사’를 하겠다고 선언을 하고 있는 마당이니 어찌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겠는가. 

편파·왜곡 방송도 모자라 날씨 정보 재방송까지... 대한민국 최고의 공영방송 KBS 뉴스는 어디까지 추락할 것인가.  

어쩌다가 자랑스러운 일터 KBS가 이지경이 되었단 말인가. 

진짜 KBS가 없어지지 않으려면, 이제라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권력의 품을 떠나 국민의 방송으로 되돌아오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2019년 2월 14일 KBS공영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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