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병훈 민주당 의원의 7급 비서로 근무하는 이 씨가 댓글로 단 글. (사진 = 연합뉴스)
소병훈 민주당 의원의 7급 비서로 근무하는 이 씨가 댓글로 단 글. (사진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현직 국회의원의 비서가 국회 본청 앞 잔디광장에서 분신사망한 60대 남성을 “통구이”라고 조롱했다. 이 비서는 사과한다면서도 “처음에는 극우 세력이라고 생각해서 비꼬듯 글을 올렸다”고 했다. ‘극우 세력’에게는 비하와 조롱이 허용된다는 논리다.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실에서 근무하는 7급 비서 이모 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SNS)에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다. 지난 1일 오전 국회 본청 앞 잔디광장으로 차를 몰고 왔다가 분신사망한 60대 남성이 불타고 있는 사진이었다. A씨는 사진과 함께 “사상이나 종교가 이렇게 무섭습니다 여러분.. 이런분들 특징이 목숨 아까운줄 모르죠”라며 “애국자께서는 국회는 나라의 심장이래놓고 심장에 불을 질렀어요”라고 적었다. 이 씨는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자치분권균형발전위원회 정책자문위원으로 임명된 이력도 있다.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잔디밭에서 승용차에 화재가 발생,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잔디밭에서 승용차에 화재가 발생,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 씨의 조롱대상이 된 이 남성은 차에 불을 붙이기 전 전단지를 수십장 뿌렸다. 전단지 내용에는 “촛불연대·태극기 부대는 반목하기보다 진정한 애국애족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적폐국회 바로 세워서 대한민국이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국회의원 특권 폐지하라” “특수활동비, 입법활동비 등 수많은 특혜를 폐지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자신이 올린 글에 비난이 이어지자, 이 씨는 해당 글이 보이지 않도록 글을 올린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 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통구이’ 발언은 지인이 쓴 댓글에 다시 댓글을 달면서 쓴 표현”이라며 “처음에 그 분이 극우 세력이라고 생각해서 비꼬듯 글을 올렸지만 성급하고 잘못된 생각이었던 것 같다 반성하고 있다. 당사자와 가족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선 캠프에도 참여하고, 현직 민주당 의원 비서로 활동하고 있는 이 씨의 해명에 야권에서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 씨가 국회 개혁을 주문한 남성을 ‘극우’라 표현하며 변명한 데 따른 것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 씨가 60대 남성에 대한 모욕죄 소지도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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