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소상공인과 간담회...최저임금 부작용에 대해 우회적 유감 표명
"올해가 자영업 형편 나아지는 원년 되길"...자영업자들 반응 싸늘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올해는 자영업의 형편이 나아지는 원년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지만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자영업자·소상공인 15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자영업과 소상공인들은 과다한 진입으로 경쟁이 심한데다, 높은 상가임대료와 가맹점 수수료 등이 경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최저임금의 인상도 설상가상으로 어려움을 가중시킨 측면이 있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대해 우회적으로 유감을 표시한 것이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의 인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의견도 충분히 대변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간담회에 참석한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반응은 대체로 싸늘했다. 영세 자영업·소상공업에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여러번 요청할 때에는 듣지 않다가 이제 와서 최저임금 인상 문제를 인정만 하면 뭐하냐는 것이다.

이날 청와대 행사에 참석한 이근재 한국외식업중앙회 종로지회장은 "우리가 힘들다고 아우성을 치니 달래기 위한 조치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면서 "최저임금이 2년새 30% 가까이 올라, 망한 가게가 한둘이 아닌데 이제 와서 정부가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홍종흔 대한제과협회 회장은 "일자리 안정 자금, 카드수수료 인하, 상가임대차 보호 강화 등에 대한 이야기만 하고 우리가 진짜 원하는 최저임금 인상 문제는 제대로 언급된 게 없다"며 "장사를 해야 하는데 오늘 왜 간담회에 참석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최윤식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 이사장은 "대화를 나누자고 해서 간담회에 참석했는데 발언 기회를 얻지 못했다"며 "참석자 대부분이 눈치를 보며 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 정책에 반하는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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