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권, 인터넷사이트 대거차단 파문 확산..."개인 통신데이터 감청" "中 닮아가나" 비판 속출
文정권, 인터넷사이트 대거차단 파문 확산..."개인 통신데이터 감청" "中 닮아가나" 비판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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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7년 전 "MB정부가 인터넷 독재정권"이라며 "인터넷 자유국가化" 공약하더니
좌우 불문 "보안허점 이용, 개인 접속사이트 주소(URL) 가로채 차단" "인터넷 검열 시초" 비판
"https 통째로 차단 반대…정부 감시·감청 초래" 靑 국민청원 게재 이틀 만에 찬성 14만명 돌파
"네 편지 뜯어보진 않겠지만, 수신인 확인하고, 차단대상이면 소각하겠다는 의미" 비유 나와
통비법 "당사자 동의없이 통신내용 읽는 건 감청" 헌법18조 "모든 국민 통신비밀 침해받지 않는다"
명분삼은 '불법 촬영물' 무관한 對北 감시사이트까지 막아…무력화시킨 국보법 명분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문재인 정권의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불법 촬영·저작물 등 불법정보 차단을 명분으로 약 900곳의 국내·외 사이트 차단에 나서 파장이 일고 있다. 일례로 '성인이 성인사이트를 못 보게 하는 게 말이 되냐'는 등, 사생활 침해와 통제 과잉이라는 불만이 인터넷, 소셜미디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을 막론하고 들끓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난 11일 게재된 'https 차단 정책에 대한 반대 의견'이라는 제목의 청와대 청원글은 불과 이틀 지난 13일 오후 6시 기준 14만명을 넘어섰으며, 비슷한 청원도 수백건에 달할 정도로 여론의 반발이 크다. 하지만 보다 본질적인 차원에서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개인 통신 감청행위'라는 비판이 고조되는 게 주목된다.

특히 기존의 친(親)정부성향이 뚜렷하던 좌파진영에서까지 그 통제 방식에 "불법 감청이다", "중국을 닮아간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어 여론 동향이 심상치 않다. 이런 현상은 통제 방식이 사실상 '정부의 빅브라더화(化)'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기반했다.

방통위는 기존 인터넷 주소(URL) 차단 방식이 쉽사리 뚫린다는 이유로 '서버네임인디케이션(SNI) 필드 차단' 방식을 택했다. 이 SNI필드 차단 대상이 된 사이트는 이전처럼 불법·유해정보 차단안내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게 아니라 아예 "사이트에 연결할 수 없음"이라는 글귀의 암전(블랙아웃) 상태로 뜬다.

SNI 필드 차단은 https(하이퍼텍스트 보안전송 프로토콜) 방식으로 암호화되지 않는 영역인 SNI 패킷(데이터 전송단위)을 확인해 차단 대상 서버를 지정하고, 접속을 막는 식이다. 사실상 '보안 허점'을 노려, 개개인의 통신 데이터를 무단열람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방통위는 이 작업을 정부가 아닌 KT 등 통신사가 하기로 돼 있다고 하지만, 정책의 본질적인 문제를 회피한 변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원글 캡처

이런 문제제기는 11일 청원글에서부터 나왔다. 청원자는 "지금은 단순히 불법 저작물 업로드 사이트, 성인사이트 등만을 차단한다고 하지만 더 큰 관점에서 바라볼 때 단순히 그 사이트만 차단한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https가 생긴 이유는 아시다시피 사용자의 개인정보와 보안을 보호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며 "https를 (통째로) 차단하기 시작할 경우 지도자나 정부에 따라서 자기 입맛에 맞지 않거나 비판적인 사람들을 감시하거나 감청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나라가 중국의 인터넷 검열의 과정을 똑같이 밟아가는 것같아 안타깝다"며 현행 정책을 "인터넷 검열의 시초가 될 우려가 있으며, 차단 정책에 대한 우회방법 또한 계속 생겨날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진='오픈넷'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청원 이튿날인 12일 좌파성향 미디어비평지 미디어스는 "불법사이트를 차단하겠다는 정부의 의지와는 별개로 감청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는 통신 감청임을 부인하는 정부 입장에 대해 "https 보안 접속을 하기 전에 이용자가 접속하는 URL을 가로채서 차단하는 것이고 일종의 보안 허점을 이용한다는 측면이 적절치 않다"며 "정부가 보안통신을 가로채 이용한다는 점이 문제"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895곳 차단했다고 밝힌 사이트 명단공개가 이뤄지지 않은 점에서 "현재 어떤 사이트가 차단됐는지 알 수 없다"며 이에 따라 "사회적인 검토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자유화'를 지향하는 NGO '오픈넷'의 최민오 자문위원도 미디어스에 "이용자의 통신기록을 암호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SNI 패킷을 통해 차단에 나서는 건 SNI의 원래 목적에 반한다"며 "SNI 필드차단을 통해 기술적 검열에 대한 영역이 확장됐다"고 우려했다.

사진='직썰' 홈페이지 일부 캡처
사진='직썰' 홈페이지 일부 캡처

팟캐스트 포털 팟빵의 '직썰'이라는 매체 역시 13일자 필진 기고문에서 "패킷 감청과 무관하다는 방통위의 해명은 거짓말"이라고 직격했다.

이 매체는 "방통위가 이번에 실행한 정책은 '이용자 네 편지를 뜯어보진 않겠지만 네가 보내는 편지 봉투에 써진 수신인은 확인하겠다. 그리고 그게 차단대상이면 네 편지는 내가 소각한다'는 의미"라는 전문가의 해설을 소개했다. 이 전문가가 자신이 단순히 '성인 사이트를 들어가지 못해 비판한 것'이라는 식으로 치부될까봐 익명을 요청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인터넷매체 '헤럴드경제'도 이날 기자 칼럼에서 "어느날 정부가 나타나 '위험한 물건만 볼 테니까 열쇠 걱정은 하지마'라며 금고 열쇠를 동의도 없이 모두 가져가 버리는" 격이라고 해설했다.

특히 이 매체는 "통신비밀보호법 제2조7항은 '당사자 동의 없이 통신내용을 공독해 지득 또는 채록하는' 행위가 감청에 해당한다고 명시했다"고, 또한 "'모든 국민은 통신의 비밀을 침해받지 아니한다'는 헌법 18조에 비춰봐도 문제의 소지가 크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지금 한국의 모습이 당시의 중국을 꼭 닮아보이는 건 착각일까"라며 1994년 신(新)경제체제 도입 직후 인터넷 자유를 허용하던 중국 당국이, 음란물 불법도박 등 '위험한 정보'가 국민 삶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통제에 나선 뒤 현재 SNI필드 차단보다 강한 VPN(가상사설망) 차단으로 유튜브, 구글, 페이스북 등 접속을 광범위하게 막고 있음을 지적했다.

불법·음란 촬영물 논란과 무관한 북한 동향 감시사이트까지 2월11일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이트 접속차단 확대 정책으로 인해 접근할 수 없게 됐다.

현 정권이 정책 취지로 든 이른바 '리벤지 포르노' '몰카' 성격의 불법 음란 촬영물 등과 무관하게 엉뚱한 사이트까지 막았다는 비판도 고조된다. 일단 불법 촬영물이 올라온 적이 없는 평범한 성인사이트가 왜 차단 대상이 됐느냐는 불만 제기가 온라인 곳곳에서 적지 않다.

음란물 논란과 전혀 관련 없는 사이트도 막혔다. 13일 펜앤드마이크(PenN) 취재 결과 영미권의 한 북한 관영선전매체 동향 감시사이트(www.kcnawatch.co)가 11일 방통위의 SNI 패킷 차단정책 개시 이후부터 접속 차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사이트는 북한 선전매체들의 보도와 논평이 수집돼왔는데, 관련 민원에 방심위 측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접속을 막은 게 "맞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3년 전인 2016년 국가보안법을 근거로 방통위에 제기된 관련 민원을 방심위가 이첩받은 것이라는 배경까지 설명했다. 

이는 국보법이 친북(親北)성향 문재인 정권에서 특히 유명무실화된 가운데 '납득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북한 선전매체들은 수시로 한국 자유진영을 전쟁광·매국집단·적폐 등으로 규정하고 공격하는 극단적인 언사를 쏟아내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적(敵)으로서의 북한 정권을 한층 알기 어렵게 만드는 결과를 야기한다.

사진=문재인 대통령의 제18대 대선 민주통합당 후보 시절 발언 보도 캡처

한편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2012년 제18대 대선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후보 시절 '인터넷 자유국가화' 공약 발언이 최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7년 전 관련보도에 2019년 분노한 유권자들의 비판댓글이 마치 '성지 순례'처럼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2012년 10월15일 당시 문재인 후보는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업계와 가진 행사에서 "이명박 정부 동안 우리나라는 인터넷 검열국가라는 오명을 썼다"며 "5년 전(2007년)만 해도 중국의 인터넷 검열을 비판하던 한국이 지금은 동급이 됐다. 인터넷 세상에서만 보면 이명박 정부는 독재정권"이라고 현실과 동떨어진 '정치공세'를 폈다.

그러면서 "네트워크 세상은 기본적으로 자율적이어야 하며 이를 공권력으로 통제해선 안 된다. 반드시 대한민국을 인터넷 자유국가로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정권 획득 이후로는 국민적인 공론화 작업도 없이 '문재인 빅브라더' 정책이 기습 시행되고 있는 셈이다. 네티즌들은 SNI 필드 차단 방식을 피할 수 있는 각종 우회방법을 찾아내 공유하고 있어, 정부가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비용까지 야기하고 있는 양상이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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