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검찰 구형량 200만원 그대로 선고
강은희, 작년 교육감 선거서 당선된 우파 교육감 3명 중 한 명...당시 좌파는 14곳 석권

강은희 대구교육감 [연합뉴스 제공]
강은희 대구교육감 [연합뉴스 제공]

강은희 대구시교육감(54)이 지방교육자치법 위반 혐의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1심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강 교육감은 직(職)을 상실하게 된다.

강 교육감은 지난해 6.13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우파 교육감 후보 3명(경북-임종식, 대전-설동호) 중 한 명이다. 당시 전국 17곳 교육감 선거에서 좌파는 14곳을 장악한 반면 우파는 대구를 비롯해 단 3곳에서 당선됐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 손현찬 부장판사는 13일 강 교육감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강 교육감이 자신의 특정 정당 경력을 알리기 위한 행위가 선거 공정성을 중대하게 훼손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자기 행위의 위법성을 충분히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되고, 정당 관련 경력이 언론 등에 보도돼 알려졌더라도 당연한 것으로 봐서는 안 된다"며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의 입법 취지는 절대적으로 보장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교육감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둔 3월24일~6월12일 선거사무소 벽면과 칠판 등에 '제19대 새누리당 국회의원'이라는 이력을 표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같은해 4월26일 과거 자신이 몸 담았던 정당의 이력이 적힌 선거홍보물 10만여부를 제작해 발송한 혐의도 받았다.

앞서 지난 1월14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강 교육감에게 벌금 2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강 교육감이 과거 특정 정당에 몸담았던 이력을 담은 공보물을 인쇄해 우편으로 발송한 행위 등을 직접 지시했거나 알면서도 묵인해 고의성이 있다고 봤다.

검찰은 "특정 정당의 경력이 유리한 대구지역 선거 형세에서 특정 정당과 연관된 인사와 접촉한 사진과 경력 등을 선거사무소 벽면 현수막과 사진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홍보, 선거에 유리하게 활용했다"며 "정치적 중립성을 엄중하게 요구하는 교육감 선거에서 특정 정당의 이력을 적시해 선거의 중립성을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1심 재판부는 검찰의 이런 공소 사실을 인정해 구형량과 같은 200만원을 선고했다.

공직선거법을 준용하는 지방교육자치법에는 '교육감 후보자는 특정 정당의 이력을 유권자들에게 알려서는 안된다'고 명시돼 있다.

강 교육감은 항소할 방침을 밝혔다.

그는 선고 뒤 법정에서 나오며 "대구시민과 교육 가족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재판 결과에 매우 당황스럽다.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 대처하겠다. 교육감으로서 소명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