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22명 퇴사에 이어 작년에도 약 40여명 회사 떠나
전문 인력 부족으로 향후 수익률에 영향미칠까 우려 증폭

국민연금이 투자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상·하반기에 걸쳐 38명을 채용했지만, 그만큼 조직을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선 문재인 정부들어 전북에 신축한 제2기금단의 위치가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13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총 38명을 뽑고도 운용직 수는 1년전 전과 같은 240여명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국민연금 기금운용직 정원은 280명이다. 현재 국민연금에 종사하고 있는 인력과 비교하면 약 30~40명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관계자는 "지난해 채용한 인력만큼 퇴사한 것은 맞다"면서도 "이들이 퇴사 후 어느 회사로 옮겨갔는지는 개인정보로 인해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이와 관련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위치가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국민연금공단은 문재인 정부들어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이 취임하면서 전북 전주에 운용본부를 새로 지었다. 당시 수도권과 거리가 멀다는 점으로 인해 인력 이탈에 대한 우려가 강하게 제기됐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운용인력 급여를 상위 25% 수준까지 올리겠다는 대책 등으로 논란을 일시적으로 무마시켰다.

그러나 기금운용본부가 전주 이전을 결정한 뒤인 2017년 한 해 동안 전문인력 22명이 회사를 떠난 데 이어 작년에도 약 40여명이 회사를 떠나면서 논란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투자 업계 관계자는 "능력있으면 그렇게 먼 곳까지 가겠느냐"라면서 "그 쪽에서 적당히 일하다가 수도권 쪽으로 옮긴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 기금은 매년 가파르게 불어나는 중이다. 2013년 427조원에서 2015년 512조원, 2018년 644조원(11월 기준)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운용할 전문 인력을 확충하지 못한다면 향후 수익률에 문제가 생길 것이란 우려다. 더군다나 기금운용본부는 지난달 16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금운용위원회 회의에서 2018년 수익률 잠정치를 -1.5%로 보고해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미 제기된 바 있다. 

김성주 이사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글로벌 기금운용 기관의 위상에 맞는 처우 개선과 우수 인력 확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우수 인력 확보에 대한 시각은 아직도 회의적이다. 2년 동안 인력 확충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근본적으로 위치적인 문제에 대한 지적을 무시해 벌어진 당연한 대가라는 비판이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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