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월 이후 실업자 최대…취업자수 증가도 1만9000명 그쳐
1월 기준 실업률 9년 만에 '최고'...제조업 취업자 감소폭 커져
체감실업률-청년확장 실업률 모두 악화...'쉬었음' 통계 작성 이후 최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 "비경제활동인구가 취업에 나서면서 실업자로 바뀐 것"

 

지난 1월 실업자수가 1월 기준으로 2000년 이후 19년만에 최대치인 122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1월의 취업자수 증가폭도 지난해 1월과 비교해 1만9000명에 불과했다. 제조업 고용 부진 등의 영향으로 실업률은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천623만2천명으로 작년 1월보다 1만9천명 증가했다.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해 8월(3천명)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낮고,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 월 15만명을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7월 이후 4개월째 10만명을 밑돈 취업자 증가 폭은 11월(16만5천명) 반짝 늘었다가 12월 3만4천명에 그쳤고 지난달 더 쪼그라들었다.

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의 고용률은 59.2%로 전년대비 0.3%포인트(p) 낮아졌다. 2017년 1월(59.1%) 이후 최저 수준이다.

실업자수는 122만4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20만4000명 증가했다. 2000년 1월 123만2000명 이후 최대 수준이다. 실업률은 1년전보다 0.8%p 오른 4.5%로 집계돼 2010년 1월(5.0%) 이후 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8.9%로 전년대비 0.2%p 높아졌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17만명), 도매·소매업(-6만7천명) 등에서 취업자가 줄었다. 지난해 4월부터 줄고 있는 제조업 취업자는 감소 폭이 전달(-12만7천명)보다 확대됐다. 전자장비·전기부품 장비를 중심으로 감소 폭이 커졌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부동산 경기 부진 영향으로 건설업 취업자 수는 1만9천명 감소했다. 2016년 7월(-7천명) 이후 2년 6개월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반면, 정부 재정사업이 많은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17만9천명), 농림어업(10만7천명) 등에선 취업자가 늘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4만9천명 줄어들면서 전달(-2만6천명)보다 감소 폭을 키웠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만2천명 줄었다.

직업별로는 기능원 및 관련 기능종사자, 장치·기계조작 및 조립종사자, 단순노무 종사자 등이 31만4천명 줄었다. 2013년 1월 통계 작성 이후 최대 폭 감소다.

체감 실업률을 보여주는 고용보조지표3은 13.0%로 1년 전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청년 확장실업률)은 1.4%포인트 상승한 23.2%였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재학·수강(-15만8천명), 가사(-6만5천명) 등에서 줄었지만 쉬었음(13만3천명), 연로(2만2천명) 등이 늘어 2만3천명 증가했다.

쉬었음 인구는 214만1천명으로 2003년 1월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편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비경제활동인구가 취업에 나서면 실업자로 바뀐다”며 “실업자가 늘어나는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고 했다. 통계청은 15세 이상 인구를 경제활동인구와 비경제활동인구로 나눈다. 2월에는 고령층 실업자 일부가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면서 취업자로 전환하고 나머지는 구직활동조차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 인구로 빠져 실업자 수가 감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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