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관료 거쳐 작가 겸 경제평론가로 많은 베스트셀러 남겨

일본의 2차 세계대전 패전 후인 1947~1949년 태어난 1차 베이비붐 세대를 '단카이(團塊) 세대'라고 명명해 한국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일본의 작가 겸 경제평론가 사카이야 다이치가 지난 8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3세.

본명이 이케구치 고타로인 사카이야는 오사카 출신으로 도쿄대를 졸업한 뒤 1960년 통상산업성(현 경제산업성)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1962년 집필을 담당한 통상백서에서 공업국끼리 무역을 활발하게 해 서로 발전하는 '수평분업론'을 발표해 세계적으로 주목을 끌었다.

1975년에는 석유 수입이 끊긴 일본을 묘사한 베스트셀러 소설 '유단(油斷!)'을 출간해 작가로 데뷔했다. 1976년 내놓은  소설 '단카이의 세대'라는 제목은 전후(戰後)의 베이비붐 세대를 가리키는 용어로 정착했다.

이 책은 단카이 세대가 미래 사회에 미칠 영향을 신속하게 예측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베스트셀러가 됐다. 단카이 세대는 제2차 대전 이후인 1947년에서 1949년에 걸쳐 태어난 '1차 베이비붐' 세대를 말한다. 단카이(團塊)는 덩어리라는 뜻을 지닌다. 단카이 세대는 같은 세대끼리 잘 뭉치는 경향이 있음을 의미한다.

베이비붐 현상으로 이 세대의 인구수가 다른 해 보다 많아지자 단카이 세대는 진학이나 취업, 결혼, 주택 문제 등에서 심각한 경쟁을 겪었지만 풍부한 노동력을 사회에 제공했다는 측면에서 일본의 고도경제 성장에 기여를 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최근 일본 사회에서 저출산 고령화가 심화하자 현지 언론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의 인구 추이를 설명할 때 자주 거론하는 용어이기도 하다.

1978년 공직을 떠난 뒤 작가 겸 경제평론가로 '지가(知價) 혁명' 등 경제평론 서적과 '히데요시' 등의 역사소설도 발표했다.

고인은 1998년 오부치 게이조 내각의 경제기획청 장관(현 내각부 장관)에 임명돼 2000년까지 재직했으며 경제기획청 장관 당시 택시 운전사 등에게 경기 상황을 묻는 '경기 워쳐 조사' 등 독특한 정책을 도입하기도 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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