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친러 행보 보이는 헝가리를 시작으로 동유럽 국가들에 대한 대대적 단속 나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화웨이와 관련해 동맹국들에게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헝가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중요한 미국 체계를 두고 있는 곳들에 그 장비(화웨이 장비)가 함께 있게 된다면 미국으로서는 그들과 제휴하는 게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 장비를 쓸 때 찾아오는 기회와 위험을 확실히 인식시키려 한다"면서 "그러고 나면 그들(동맹국들)은 각자 자국의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유럽 순방 중인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헝가리 방문을 시작으로 동유럽 국가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헝가리 일정을 마친 뒤 슬로바키아, 폴란드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헝가리는 그동안 나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으로 미국과 오랜 동맹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지난해 3연임에 성공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최근 반미·친중·친러 행보를 보이고 있어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는 평가다.

헝가리는 지난해 11월 범죄 혐의를 받는 러시아 무기 중개상들을 미국으로 추방하지 않고 러시아로 송환했으며, 헝가리계 미국인 조지 소로스가 설립한 중앙유럽대학(CEU)을 강제적으로 퇴출시키려 했다. 또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두 달 간격을 두고 정상회담을 하는 등 노골적으로 친러 행보를 보이고 있다. 

헝가리 통신 장비의 70%가 화웨이 장비라는 점도 미국을 자극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헝가리에 도착한 첫날부터 러시아와 사실상 손을 끊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페테르 시야트로 헝가리 외무장관은 "러시아에 대한 비판은 엄청난 위선"이라며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을 맞받아쳤다.

폼페이오 장관은 헝가리가 우크라이나를 가로질러 유럽으로 이어지는 러시아 가스파이프사업에 개입하지 말 것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헝가리와 관련해 오르반 총리가 협력을 요구하는 미국의 손짓을 계속 물리치면서 러시아,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억제하려는 미국의 압박에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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