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근로시간 산정 어려워...사실상 불가능"

포괄임금제를 활용하고 있는 기업 10곳 중 7곳은 포괄임금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1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매출액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포괄임금제 실태를 조사한 결과 포괄임금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70.8%(80개사)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괄임금제는 실제 근로시간과 무관하게 연장근로수당 등 법정수당을 기본급에 포함하거나 정액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고용노동부는 노동시간 측정이 어려울 경우만 제한적으로 인정하는 이 제도가 오남용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시정을 위한 지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경원에 따르면 조사에 응답한 기업 195개사 가운데 113개사(57.9%)가 포괄임금제를 도입했고 82개사(42.1%)는 도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괄임금제를 실시하는 이유는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워서’라는 응답이 60.2%(68개사)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임금계산의 편의를 위해서’가 43.4%(49개사), ‘기업 관행에 따라서’가 25.7%(29개사), ‘연장근로 또는 휴일근로가 상시적으로 예정되어 있어서’가 23.0%(26개사),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8.0%(9개사) 순으로 나타났다.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원인으로는 ‘일과 휴식의 경계가 불분명해서’가 89.7%(61개사)로 제일 높게 나타났고, 다음으로 ‘주로 사업장 밖에서 근로’가 36.8%(25개사), ‘대기시간이 많은 근로’는 8.8%(6개사), ‘자연조건에 좌우되는 근로’ 5.9%(4개사)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포괄임금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70.8%(80개사)가 반대하고, 29.2%(33개사)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나, 부정적인 평가가 우세했다.  

포괄임금제 원칙 금지에 반대한다고 응답한 80개사를 대상으로 반대 이유를 조사한 결과,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업무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 마련이 사실상 불가능해서 시장 혼란 가중 우려’라는 응답이 86.3%(69개사)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그 다음으로는 ‘실근로시간 측정 관련 노사갈등 심화’ 52.5%(42개사), ‘기존 포괄임금 금품의 기본급화 요구’ 33.8%(27개사), ‘미지급 초과근로수당 환급 소송 증가’ 26.3%(21개사), ‘인건비 증가’ 22.5%(18개사) 등의 순서로 응답했다. 찬성으로 응답한 33개 기업의 찬성 이유는 ‘실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 원칙 준수’ 51.5%(17개사), ‘근로시간 단축 기조 역행’ 42.4%(14개사), ‘포괄임금제에 따른 임금 과소지급’ 21.2%(7개사)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경연은 ‘사실상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업무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 마련이 불가능한 만큼 산업 현장의 현실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포괄임금제의 금지는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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