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 전후로 1억여회에 달하는 불법 댓글 조작을 한 김경수 경남지사(좌)와 드루킹 김동원 씨(우). (사진 = 연합뉴스)
19대 대선 전후로 1억여회에 달하는 불법 댓글 조작을 한 김경수 경남지사(좌)와 드루킹 김동원 씨(우). (사진 = 연합뉴스)

지난 9일 서울 종로 일대에는 태극기 집회와 함께 옛 통합진보당 후신인 민중당 등 강성 좌파단체들의 ‘사법부 비난’ 집회도 벌어졌다. 이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19대 대선 전후로 1억여회에 달하는 불법 댓글조작에 공모했다는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10개월을 받아 법정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무죄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에게 유죄를 선고한 성창호 판사에게 ‘박근혜의 개’ ‘유신의 개’ 등 인신공격성 비난을 일삼았다.

더불어민주당과 그 지지자들은 지난달 30일 불법 댓글조작에 대한 판결 이후 ‘김경수 무죄 만들기’ 행보를 잇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12일 김 지사에 대한 1심 판결에 불복하는 ‘대국민 설명회’를 열어 2심을 ‘여론 재판’으로 만들겠다는 식으로 발언했고, 민주당 지역당 등은 당원들에게 사법부 규탄 집회에 동참하라는 문자를 보내고 있다. 이날 집회에도 정청래 민주당 전 의원이 참석해 “문재인 정부를 망가뜨리려는 세력이 항상 있다. 사법부에 똬리를 틀고 있는 적폐 세력이 많다”며 사법부를 비난했다.

오전-오후로 열린 집회에서, 강성 좌파단체 회원들의 발언은 특히 거칠었다. 한 발언자는 “(성 판사 등은) 개는 개인데 정권의 개가 아니고 박근혜의 개 아니냐” “성창호는 유신헌법이 반포되던 해에 태어났으니 유신의 개로도 어울린다”고 했다. 다른 참가자는 “(판사 등은) 선출 권력이 아니다. 양승태의 개”라며 “양승태가 예쁘다고 감싸주니 개처럼 학학대며 ‘누가 우리 아빠 집어넣었어’라고 김경수를 집어넣은 것”이라고 했다. “역대 대법원장은 다들 친일파”라는 외침도 나왔다.

이날 집회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의 영상 메시지가 재생되기도 했다. 김 지사에 대한 판결을 비판하는 추미애, 박영선 민주당 의원 발언 등이다.

한편 성 판사와 사법부에 대한 범좌파적 비난이 이어지자, 김명수 대법원장이 비난은 자제해달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일 출근길에 “도를 넘어서 표현이 과도하다거나 혹은 재판을 한 개개인 법관에 대한 공격으로 나아가는 것은 법상 보장된 재판 독립의 원칙이나 혹은 법치주의의 원리에 비춰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판결 내용이나 결과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허용되어야 한다”며, 비난을 일부 수용한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 김 지사와 드루킹 김동원 씨 등 ‘19대 대선 전후 1억여회 댓글조작’ 사건에 대한 1심 판결에는, 관련자(김 지사・드루킹 김 씨・허익범 특검팀) 모두가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한 상황이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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