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2차 기자회견서 '드루킹사건 수사상황 조회'-'유재수 감찰 중단지시'-'흑산도공항 반대자 사찰' 폭로
"'드루킹 60GB분량 USB 특검에 제출' 보도, 특감반장이 작년 7월 '내용 알아보라' 해"
"대통령 복심이라는 김경수 수사상황을 알아보라 지시한 것…박모 특감반원 알아봐줘"
"증거 완벽보존, 서울 동부지검·수원지검서 보관중…주저말고 특감반장 소환조사하라"
"난 누가 특감반장에 지시했나 알지만 공식수사로 밝혀야, 가장 궁금한건 누구였을까"
"유재수 前금융위 국장 비위 3건 적발후 '윗선 지시'로 감찰 중단, 담당자가 잘려"
"흑산도 공항건설 반대한 김은경 前환경장관, 국립공원委 민간위원 찍어내기식 감찰"
김태우 "난 '靑 비위'누설자…이대로 끝이 아님을 국민께 약속드린다. 담대히 임할 것"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 2월1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 2월1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 산하 반(反)부패비서관실 특별감찰반원으로 일했다가 문재인 정권 청와대의 무차별적 민관(民官) 사찰 실태를 폭로한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 드루킹(본명 김동원) 등 더불어민주당원의 1억회 대선 댓글 여론조작 사건과 관련해 청와대 특감반장이 특검의 수사 상황에 대한 '부당한 사건 조회'를 했다고 추가 폭로했다. 드루킹 사건은 문재인 대통령을 대선 때 최측근에서 보좌한 '복심(腹心)' 김경수 현 경남도지사가 공범으로 인정돼 1심에서 징역형을 받고 법정구속된 사안이다.

김태우 수사관은 1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2차 폭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는 제가 경찰청에 찾아가 제 지인이 수사받는 사건을 조회했다고 감찰했으나, 저는 전혀 지인사건을 조회한 사실도, 지인의 이름조차 거론한 적이 없다는 게 사실로 드러났다"고 항변한 뒤, "진행 중인 수사사항을 불법으로 조회한 것은 제가 아니라 청와대"라고 강조했다.

그는 청와대 특감반의 월권적인 드루킹 특검수사 개입 외에도 윗선 지시로 ▲여권 핵심과 인연이 있는 유재수 전 금융위원회 국장에 대한 감찰이 무마된 사실 ▲특감반이 흑산도 공항 건설에 반대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과 국립공원위원회 민간위원들에 대해 '찍어내기 식 사찰'을 벌였다는 불법행위 정황들을 폭로했다. 김 수사관은 "이대로 끝이 아니다"며 '담대히' 대(對)청와대 폭로전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김 수사관의 기자회견에는 김기수 장재원 변호사 등 검찰 수사사건 변호인단과 함께, 정치권에서 자유한국당 김진태·안상수 의원과 김용남 전 의원 그리고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동참했다. 정치인들은 물론 100명에 가까운 취재진이 몰렸다. 

●특감반장 이인걸, 작년 7월25일 '드루킹 USB 특검 제출' 상황 파악 지시 하달…"누가 궁금해했을까?"

김 수사관은 "청와대가 어떤 사건을 불법으로 알아봤는지 말씀드리겠다"며 "2018년 7월25일 오전 11시 11분 특감반장 이인걸은, 저를 포함한 검찰출신 특감반원 4명에게 텔레그램(보안성이 강한 메신저) 단체방에서 언론기사 링크를 올렸다"며 "그 기사 내용은 드루킹이 60기가바이트(GB) 분량의 USB를 특검에 제출했다는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인걸 전 특감반장은 위 기사를 텔레그램 방에 올리면서 저를 포함한 검찰출신 특감반원 4명에게 '이거 (보도 내용이) 맞는지, USB에 대략 어떤 내용이 있는지 알아보면 좋겠는데' 라고 지시했다"며 "이에 정확히 13분 후인 오전 11시24분에 박모 특감반원이 위 지시대로 내용을 알아본 후 'USB 제출은 사실이고 그 USB자료 내용은 김경수 지사와의 메신저 내용 포함해 댓글조작 과정상 문건이라고 합니다'라고 보고했다"고 덧붙였다.

김 수사관은 "이인걸은 대통령 복심이라는 김경수 지사가 수사받는 상황을 알아보라고 지시한 것이다. 이에 박모 특감반원은 알아봐 줬다. 그 사건은 다른 사건도 아니고 드루킹 특검수사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 최측근이 수사받는 사건을 (윗선에서) 알아보라고 지시한 것"이라며 "특감반장이 반원들에게 지시한 텔레그램 지시내용과 박모 특감반원 보고내용은 즉 위 대화 문자 내용 자체가 저의 휴대폰에서 발견됐다. 증거가 완벽히 보존돼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위 증거자료인 텔레그램 대화내용은 현재 서울 동부지검에서 확보하고 있다. 해당자료는 수원지검에서도 보관하고 있다"고 지목한 뒤 "완벽한 상태로 봉인돼 보관하고 있다. 동부지검은 주저하지말고 이인걸 특감반장을 소환조사해야한다"고 촉구했다.

김 수사관은 "이인걸 특감반장에게 위와 같은 지시를 시킨 사람이 누군지 저는 알고 있다"면서도 "공식적인 수사로 밝혀내야 한다. 청와대는 제가 지인 사건을 조회했다고 뒤집어 씌워 감찰하고, 그 사실이 나오지 않자 제가 포렌식에 동의하지 않은 골프 등 별건을 감찰해 해임시킨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청와대는 제가 지인사건 조회했다고 감찰했지만 실제론 자신들이 지인 사건을 부당하게 알아본 것"이라고 재확인한 뒤 "온 국민의 관심사인 드루킹 특검 수사상황을 청와대가 알아본 이유 무엇일까. 청와대에서 드루킹 특검의 수사상황을 가장 궁금해 했을 사람은 누구였을까"라고 반문을 거듭했다.

한편 이날 김 수사관의 기자회견에는 김기수 변호사 등 검찰 수사사건 변호인단과 함께, 정치권에서 자유한국당 김진태·안상수 의원과 김용남 전 의원 그리고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동참했다.

●"유재수 금융위 국장 때 비위행위 3건 특감반 감찰 후속조치 윗선 지시로 중단…담당 직원이 잘려"

김 수사관은 두번째 폭로사항으로 "유재수 전 금융위원회 국장(현 부산광역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관련해 말씀드린다"며 "2017년 하반기 유재수 국장 사건은 최초 모 검찰출신 특감반원이 초기 제보 상태로 입수해, 저를 포함한 나머지 3명의 검찰 출신 특감반원들에게 처리방향을 묻고 함께 숙의하였던 사안이라 저희들은 그 내용을 알고 있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정보를 가지고 온 사람은 저의 바로 앞자리 특감반원이었다. 저희는 일단 특감반장에게 보고해 지휘를 받아보자 라는 의견을 냈고, 모 특감반원은 저희 의견대로 특감반장의 지휘를 받고 비서관 등 윗선의 결제를 받아 유 국장에 대해 휴대폰 감찰했고, 한달동안 포렌식 자료 분석하고 소화조사까지 해 당시 확인된 비위 내용은 최근 TV조선이 보도했는데, 보도한 내용은 정확하다"고 밝혔다.

이어 "유 국장은 케이모 자산운용사가 420억원 상당의 '성장 사다리 펀드'의 운용사로 선정되도록 우정사업본부 등에 압력을 행사하는 등 3건의 비위행위를 자행한 것인데, 이는 당시 유 국장의 휴대폰 증거자료 분석 결과로 확인됐다. 그 3건의 비위내용은 TV조선 보도내용에 상세히 나와있다"고 알렸다.

또한 "그 외 유 국장의 휴대폰에서는 미국에서 찍은 사진들이 발견됐다. 벤츠 승용차 2대 소유 사실이 확인되는 등 '공무원 급여로는 누리기힘든' 환경이 다수 포착됐다. 자녀 학교를 비롯해 워싱턴 DC에서 생활한 것으로 보인다"며 "유 국장은 특감반 조사 당시 '세계은행 근무 당시 해외계좌에서 자녀 유학비를 송금해줬다'고 진술했다. 이에 위 사건을 담당한 모 특감반원이 유 국장에게 관련 계좌등 소명자료를 가져오라고 했는데, 위 조사내용을 그대로 특감반장이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에게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김 수사관은 "이 때 이인걸 특감반장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은 유 국장을 수사의뢰해야한다고 했는데, 그 이후 윗선지시로 감찰이 중단됐다"고 폭로했다. 그는 "유 국장은 수사의뢰는 커녕 징계조차 받지 않았고, 조용히 사표만 쓰고 오히려 민주당 수석전문위원과 부산시 부시장으로 순차적 영전을 했다. 징계를 안받고 사직서만 수리해주면, 퇴직금을 받고 명예퇴직 연금도 받는다"고 지적했다.

김 수사관은 "이때 우리 검찰 출신 특감반원들은 이에 대해 '이거 큰 문제 된다'라고 서로 이야기하며 불만을 토로했다. 유 국장의 비위정보를 수집하고 조사했던 모 특감반원은 그로인해 오랫동안 음해성 투서를 받는 등 시련을 받았고, 급기야 2018년 6월경 만 1년도 되지않아 저와 함께 2명은 원대복귀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 당시 기준으로 향후 6개월만 더 일하고 복귀하는것으로 확정됐다. 유 국장 건 감찰을 담당한 모 특감반원은 검찰에서 특감반원 본연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했을 뿐인데, 저처럼 정권실세를 건드렸다는 이유로 고통과 불이익 받은 것이다"며 "서울 동부지검은 이에 대해 관련자들을 철저히 조사해야할 것이다. 진실은 일시적으로는 덮을 수 있을 것이나, 덮여진 진실은 하나씩 하나씩 삐져나오기 마련이다"고 강조했다.

김 수사관은 "작년 연말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야당이) 유 국장의 비위 혐의를 물어보자 조국 민정수석은 '개인의 프라이버시'라고 했었다. 반면 지인사건을 조회하지도 아니한 저에게는 불법 별건감찰하고, '범법자'라는 프레임 덮어씌웠는데, 저도 프라이버시가 있다"고 항변했다. "권력자는 봐주고 약자는 무참히 짓밟아 버리는 행태가 과연 옳은 것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반부패비서관실의 주요 감찰테마 중에는 불공정 갑질행위가 있었는데 금일 저는 청와대가 자행한 불공정 갑질행태를 고발한 것"이라고 재확인하며 "현 정부에서는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하였는데 과연 위와 같은 처사가 공정하고 정의로운것이냐"고 질타했다.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과 변호인단이 2월1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과 변호인단이 2월1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

 ●"흑산도 공항건설 반대한 김은경 前환경장관과 국립공원委 민간위원도 찍어내기식 사찰"

세번째 폭로사항은 국립공원위원회의 흑산도 공항건설 심의의결 현황조사와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 얽힌 내용이었다. 

김 수사관은 "2018년 9월경 이인걸 특감반장과 김태곤 (특감반) 사무관은 저에게 지시했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이 흑산도 공항 건설을 반대하니 즉시 사표를 받아야 한단다. 태우 너가 김은경 장관에 대한 감찰보고서를 써라' 이렇게 지시했다. 그래서 제가 제목을 무엇으로 할지 물으니, 특감반장이 '환경부 장관 특이 동향'이라고 해, 위 제목으로 저는 김은경 장관에 대한 감찰 보고서를 썼다"고 밝혔다.

그는 "이인걸 특감반장은 경찰에서 파견나온 모 특감반원 2명에게도 같은 내용을 지시해 쓴 것과 합해 특정인 찍어내기 위한 보고서를 만들었다. 위 보고서는 제 업무 컴퓨터 촬영한 사진파일에도 나와 있다"며 "그와 더불어 이인걸 특감반장과 김태곤 사무관은 저에게 '흑산도 공항건설을 심의 의결하는 국립공원위원회의 명단과, 반대인원이 누군지 파악해오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저는 위원회 명단을 입수해 '위원들 중 민간위원들이 흑산도 공항건설을 반대한다'고 보고하니 이인걸과 김태곤은 누가 반대하는 인원들인지 현황보고하라해 이에 저는 위 명단 중에서 반대한 사람 14명을 파악한 후 형광펜 표시 후 이인걸과 김태곤에게 보고 명단을 휴대폰으로 촬영해 텔레그램으로 전송하는 방식으로 보고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 대화 일부와 텔레그램으로 전송됐던 명단은 제 휴대폰에 보관돼 있었고, 검찰에서도 이를 확보했다. 흑산도 공항 건설을 찬성할지 반대할지는 심의 의결권을 가지고 있는 국립공원위원회의 권한인데, 청와대가 민간위원들의 찬반 행위를 '알아보라'고 지시시한 것으로 위법이자 월권이다. 당시 이인걸과 김태곤은 국립공원위원회 개최 당시 회의 종료 진행상황을 보고하라고 했다. 저는 밤 12시까지 대기하면서 진행상황을 확인해 보고했다"고 덧붙였다. "이건(찍어내기용 감찰은) 위법이고, 특감반장의 독단적 결정이 아닐 것"이라고도 했다.

●'민정라인 윗선' 조국·백원우 겨냥 "靑 내부직원 범법행위 나한테 한 것처럼 감찰·징계하고 있나?" 

김 수사관은 네번째로 "조국 수석에게 묻는다"며 "저는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에 대해 공무상 비밀누설혐의를 제기했다. 조 수석은 작년 말 국회 운영위 답변에서 '박형철에 대한 감찰을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그 결과는 어떻나. 저에게 그랬듯이 박형철 비서관 혐의에 대해 휴대폰 제출받아 감찰하고, 별건까지 감찰해 박 비서관을 징계할 의향이 있는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민정수석실 내부 '출장비 횡령' 국고손실 혐의에 대해 엄격한 감찰을 진행해야 한다.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이 권한 없이 (세월호 사건을 엮어) 해경 직원들의 휴대폰을 뺏고 소환한 것과, 권한 없이 특감반 첩보를 (수사기관에) 이첩한것에대해 감찰을 진행하고 있는지 답변해야 한다. 저는 백원우 비서관이 왜 월권으로 그 사건을 이첩시켰는지, 그 이유를 잘 안다"고 겨눴다.

그는 "백원우 비서관은 자신이 잘못했으면 저를 무고할것이 아니라 찾아와서 용서를 비는 것이 옳았다"며 조 수석에게도 "이상 청와대 내부 직원들의 범법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감찰하고 있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난 靑 비밀누설이 아닌 비위누설인데 눈치만 보는 권익위…환란과 시련에 담대히 임할 것"

김 수사관은 마무리 발언에서 "저는 2월12일 오전 10시 수원지검에서 공무상 비밀 누설혐의로 소환조사를 받는다. 저는 제가 누설한 것이 있다면 청와대 비위 누설이지, 비밀누설한 것이 아니다. 저는 감출 것 하나 없고 모든 증거를 압수당해 지금까지도, 같이 앞으로도 모든 수사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다. 판례상 공무상 비밀누설되려면 그것이 '보호할 가치'가 있어야 하고 누설행위로 인하여 '국가적 기능 훼손'이 돼야 한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또한 "만약 누설행위가 있다고 하더라도, 저는 국가적 기능을 정상적으로 복원시키기 위해 청와대의 직권남용과 불법감찰 직무유기 공무상 비밀누설행위를 국민들에게 고발한 것"이라고 못박았다. 하지만 "저는 청와대 범법 행위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는데, 권익위는 눈치만 볼 뿐"이라며 "권익위는 법률상 저를 보호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저를 보호하기 힘든지 보호조치를 결정하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법치주의가 아닌가 보다"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저는 이러한 현실을 잘 알기에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언론에 공표할 수밖에 없었다"며 "저는 청와대 안팎에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경험해 이대로 끝이 아님을 국민과 언론에 약속드린다"고 했다. 특히 "저는 청와대의 범법 행위를 국민들에게 고발하였기에 부끄럽지 않다.환란과 시련은 저를 인내하게하고, 그러므로 저는 담대히 임했다. 응원해주시고. 지원해주시는 모든분들께 감사 말씀을 올린다"고 덧붙였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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