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의장, 美블룸버그 인터뷰에서 "日 대표로 곧 퇴위할 일왕 사죄 한마디면 깨끗하게 해소될 것"
日언론들 "양국 관계악화 가속화 가능성" "일왕의 정치적 이용 부추긴다는 비판 자초"
文의장측, 日아사히신문엔 "전쟁 당시 일왕의 아들이라 말했다"며 主犯발언 부인
日정부 내부서는 "또 악재 터졌다" 발칵…공식입장은 연휴 거쳐 12일 나올 듯

더불어민주당 출신 문희상 국회의장(사진=연합뉴스)

문희상 국회의장이 최근 미국 불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쟁 범죄 주범의 아들인 일왕(日王.일본내 호칭은 천황)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일 관계에 또다른 악재가 불거졌다.

지난 8일 공개된 블룸버그 통신 인터뷰에 따르면 문희상 의장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한 마디면 된다. 일본을 대표하는 총리, 혹은 나로서는 곧 퇴위하는 일왕이 (사죄하는 것이)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현 아키히토 일왕을 "전쟁 범죄 주범의 아들 아니냐"며 "그 분이 한번 할머니들의 손을 잡고 '정말 미안하다'라고 한 마디 하면 (문제가)깨끗하게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2015년 위안부 합의 당시 아베 신조 총리가 표명했던 사과에 대해 문 의장은 "그건 법적인 사과다. 국가간의 사과는 있었지만 문제는 피해자가 있다는 것"이라며 할머니들에 대한 직접 사과를 요구했다.
   
일본 언론은 문 의장의 발언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이번 발언이 불러올 파문을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문 의장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맡았던 지일파(知日派)로, 2017년 문재인 대통령 취임때 특사로 방일했다"며 "이번 발언이 양국 관계 악화를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인터뷰에서는 (문 의장이) 2015년 한일 위안부합의에 대해서도 국가간 사죄의 한계를 언급해둬, 양국간 화해를 모색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발언으로 보이지만, (일본 헌법상 정치관여가 금지된)일왕의 정치적 이용을 부추기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비판을 불러올 것 같다"고 보도했다.

아사히 신문 보도에 따르면, 문 의장측은 '전쟁범죄 주범의 아들'이라는 표현에 관해 이 신문에 "인터뷰에 동석한 사람에게 확인해보니 문 의장은 일왕을 '전쟁 당시 일왕의 아들'이라고 말했다"며 사용 사실을 부인했다고 한다.
  
문 의장측은 "일왕이 (과거)한국 방문 의사를 밝힌 적이 있어, 위안부 할머니들의 손을 잡고 사죄하면 마음의 응어리가 풀어지지 않을까라는 게 문 의장 발언의 취지"라고 설명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인터뷰 내용이 알려진 지난 8일 밤 일본 외무성에선 "또 악재가 터졌다"고 비상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토요일인 9일부터 건국기념일인 11일까지가 연휴기간이다. 일본 정부의 공식 반응은 12일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정례 회견에서 나올 전망이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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