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사진 = 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김진태 한국당 의원이 주최한 전날(8일) ‘5.18 공청회’에서 지만원 ‘시스템클럽‘ 대표와 김순례, 이종명 한국당 의원 등이 광주사태를 ‘폭동’이라 언급한 데 대해 “(해당 주장은)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는 입장을 냈다.

나 원내대표는 9일 “최근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일부 의원들의 발언은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며, 자유한국당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높이 평가한다”며 “김영삼 정부 때 5.18 특별법이 제정돼 민주화 운동으로 역사적 가치가 재조명되어 오늘에 이르렀듯, 자유한국당은 광주 시민의 희생과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과 헌신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나 원내대표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존재할 수 있다”며 “정치권이 오히려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고 조장하는 것은 삼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8일 김진태 의원이 주최한 ‘5.18 공청회’에서, 지 대표는 광주사태와 관련 “5.18은 북한 특수군 600명이 주도한 게릴라전” “전두환은 영웅” 등으로 발언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이종명 의원은 “80년 광주폭동이 10년, 20년 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에 의해 민주화 운동이 됐다”고 했고, 김순례 의원도 “좀 방심한 사이 정권을 놓쳤더니 종북좌파들이 판을 치며 5.18 유공자라는 괴물집단을 만들어 우리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9일 논평에서 “국민의 대표를 ‘자임’하는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이 역사 날조와 안보사기의 전과자이며 혐의자인 지 씨를 국회로 불러들이고도 모자라 지 씨의 발언에 동조하거나 지 씨보다 더 강한 어조로 ‘5.18 민주화 운동’과 ‘유공자’들을 비난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며 해당 발언을 한 의원들의 출당조치와,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과 나 원내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민주당 출신인 이용섭 광주시장도 ’광주폭동’ 발언 인사들에 “오월 영령과 민주시민 앞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고 했다.

다른 야당도 민주당과 비슷한 논조의 논평을 냈다. 바른미래당은 “(5.18 공청회는) 주최자나 발표자 모두 괴물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시대의 아픔을 가볍게 여기지 마라“고 했고, 민주평화당은 “한국당은 5.18 광주학살을 주도한 전두환의 후예임을 스스로 인정하는가“라며 엄중히 대처할 것을 경고했다. 정의당은 “국회에서 국민과 광주를 우롱하는 자리를 만든 한국당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한편 5.18 공청회에서 발언을 한 김순례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한국당 비례대표 15번으로 당선됐고, 이전에는 성남시약사회 의장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부회장・한국여성단체협의회 수석부회장 등을 맡은 인물이다. 이종명 의원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군 관련 경력을 거쳤고, 김순례 의원과 마찬가지로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2번으로 국회에 들어왔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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