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對北 제재위 전문가 패널, 北이 불법적 방법으로 외화 벌어들이며 對北제재 무력화됐다는 판단 내려...日아사히신문 보도
해상에서 배 나란히 댄 후 석유 정제품, 석탄으로 바꿔 싣는 환적이 對北제재 피하는 중요 수단 돼
약 64억 원에 상당하는 5만7000배럴 규모의 前代未聞 수준 환적 이뤄진 증거 입수
문제는 北 대북제재 위반에 文정부 관련됐을 수 있다는 사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南北사업 관련 북한에 반출한 석유제품 338.7t...이중 4t정도가 사용되지 않고 반환
일부 제재위 전문가 패널 "한국이 제재 위반 경계 넘나들고 있다" 우려
펜앤드마이크, 1월23일 美NK뉴스 보도 전한 뒤 일본-한국 매체에서 잇달아 보도

지난해 10월, 미국 국무부가 북한 선박들의 불법 환적 모습이라며 공개한 현장 사진.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0월, 미국 국무부가 북한 선박들의 불법 환적 모습이라며 공개한 현장 사진. (사진=연합뉴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 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은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으며, 대북 제재가 무력화됐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7일 일본 아사히 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제재위 전문가 패널은 해상에서 배를 나란히 댄 후 석유 정제품, 석탄으로 바꿔 싣는 환적이 크게 늘어난 것이 대북 제재를 피하는 중요 수단이 됐다고 파악했다. 신문은 패널 보고서를 인용, 세계에서 북한 환전과 관련된 배가 50척 이상이고, 기업이 160개라고 전했다.

특히 대북 제재위 패널은 석유 정제품 6억3000만엔(약 64억원)에 상당하는 5만7000배럴 규모로 '전대미문(前代未聞)' 수준의 북한 관련 환적이 이뤄진 증거를 입수했다. '전대미문'이라 불릴 정도의 이 거래는 선적과 선체를 모두 위장해 진행됐으며, 유력한 상사(商社)와 미국과 싱가포르의 은행, 영국의 보험회사가 거래에 관련됐다고 한다. 해당 거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파문은 일파만파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대북 제재를 위반한 정황은 최근 여러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문제는 여기에 대한민국 문재인 정부가 관련됐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달 7일 주 유엔(UN) 한국대표부가 제재위 전문가 패널 측에 보낸 보고문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남북사업과 관련해 북한에 반출한 석유제품은 338.7t으로 이중 4t 정도가 사용되지 않고 반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사정에 밝은 한 외교 소식통은 "석유 제품이 어디에 얼마나 쓰였는지 정보가 불충분한 일방적 통보여서 패널들이 불쾌해 한 것으로 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일부 제재위 전문가 패널은 "한국이 제재 위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며 우려했다고 전해졌다.

앞서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도 지난달 23일 '한국 정부가 유엔의 룰(rule)을 어기고 북한에 대한 석유 제공을 보고하지 않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통일부에 확인한 결과 지난해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 342.9t 규모의 석유제품을 보냈고 이중 32.3t이 되돌아왔지만 석유제품 제공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신고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NK뉴스 보도내용은 당일 펜앤드마이크에 톱기사로 보도된데 이어 비슷한 내용이 시간을 두고 일본과 한국 언론매체에 잇달아 보도되고 있다.

2017년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제2397호'에 따라 회원국들은 매 30일마다 북한으로 보내졌거나, 판매된 정제 석유의 규모와 수신인에 대한 정보를 유엔 1718제재위에 보고해야 한다. 또 수신인은 유엔이 제재를 지목한 인물이나 단체일 수 없다.

워싱턴 조야(朝野)는 한국 정부가 이런 식으로 제재 결의를 온전히 지키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이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미 외교 소식통은 "정부가 안보리 대북제재를 자의적으로 이행하는 태도에 대해 몇몇 안보리 상임이사국(P5) 패널들이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남북사업 관련 제재 면제 신청을 하면서 '우리가 하려는 사안을 깊이 조사(investigate)하지 말라' '면제해주지 않으면 한국 정부의 정보를 제공받지 못한다' 등의 압박도 함께 들어온다고 말했다"고 심상치 않은 기류를 전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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