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의 전방위적인 민간인・공직자 불법사찰 실태를 폭로한 김태우 검찰 수사관의 여권(與圈) 정치인 고소-고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이 수사에 착수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김 수사관이 지난달 31일 고소한 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최민희 민주당 경기도당 남양주시병 지역위원장을 모욕죄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최근 형사 1부(김남우 부장검사)에 배당했다.
김 수사관의 폭로 이후, 윤 전 수석은 “궁지에 몰린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울물을 온통 흐리고 있다”고 했고, 홍 수석대변인은 “‘꼴뚜기(김 수사관)’가 뛰니 망둥이(신재민 전 기획재정부)도 뛴다”는 등의 인신공격성 발언을 했다. 최 위원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미꾸라지도 안 되는 것 같다. 범죄 혐의자고, ‘피래미’에 불과하다”고 한 바 있다.
김 수사관은 고소장을 제출하며 “여권 실세들이 공익제보를 했다는 이유로 내게 무자비한 언어폭력을 가했다. 사과를 하면 용서하겠다고 충분한 시간을 줬음에도 아무런 연락이 없는 것을 보니까 반성의 기미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김 수사관의 모친은 홍 수석대변인의 비난으로 앓아누웠다고도 했다.
검찰은 김 수사관의 고발 건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김 수사관은 모욕죄 관련 고소 이전인 지난달 10일에는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과 이인걸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을 서울동부지검에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이에 청와대는 김 수사관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고발했는데, 이는 수원지검이 맡아 수사하고 있다. 추가로, 서울동부지검은 자유한국당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등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사건, 환경부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김 전 수사관은 오는 12일 오전 10시 수원지검에 소환돼 조사받을 예정이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