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코프 일기로 본 북한역사 #16, "박헌영, 모든 사안 소련군정에게 지시받아 활동"
스티코프 일기로 본 북한역사 #16, "박헌영, 모든 사안 소련군정에게 지시받아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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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9.02.07 14:50:00
  • 최종수정 2019.02.0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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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 엥겔스, 레닌, 스딸린의 저작들을 조선어로 번역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레닌의 '무엇을 할 것인가', '일보전진 이보후퇴', 마르크스·엥겔스의 '공산당선언', 스딸린의 주요 저작들을 번역하도록 한다.

[편집자 주] 티렌티 포미치 스티코프(Terenti Fomitch Stykov), 1907년 2월 28일부터 1964년 10월 25일까지 살았던 소련의 군인. 전현수 경북대 사학과 교수는 스티코프가 1946년부터 1948년까지 남긴 일기를 발굴해 연구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스티코프의 일기를 통해 드러난 소련의 '북한 김일성 세우기 프로젝트'를 2004년 12월 30일 책으로 만들어 중요한 한국근현대사 자료를 보충했다. 전 교수의 '스티코프 일기' 연구는 미국과 일본에 집중됐던 해외소재 한국사 자료가 서유럽과 동유럽, 러시아 지역까지 확대됐다는 평가를 받는 연구 업적이다. 소련군 정치장교였던 스티코프가 남긴 일기는 단순히 개인사를 넘어 소련의 한반도 정책과 1945년 해방 직후 남북한의 정치, 경제 상황, 한국전쟁 등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사료적 원천이 되고 있다. 특히 스티코프를 정점으로 하는 북한 주둔 소련군사령부는 북한뿐만 아니라 남한의 사태전개에도 깊게 개입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스티코프의 일기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소련공산당이 38선 이북 지역에 소련을 추종하는 공산 위성정권을 세우는 과정에서 얼마나 적나라하게 개입하여 괴뢰정부를 세웠는지를 입증하는 내용증명이기 때문이다. 스티코프는 일기 형식의 비망록을 통해 소련공산당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란 국호를 정해준 사실, 북한 헌법을 소련공산당과 스탈린이 직접 만들어준 사실, 심지어 북한의 역사를 기술할 때 지침이 되도록 역사책의 목차까지 짜 준 사실, 김일성을 바지 사장으로 내세워 북한정권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내각의 장차관은 물론 우리나라의 국회의원에 해당하는 최고회의 대의원을 소련공산당과 스탈린의 재가를 얻어 정한 사실 등을 적어놓았다. 따라서 이 자료를 독파하면 북한이 얼마나 소련을 추종하는 괴뢰집단인지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내용증명이다.

절판이 되어 시중에서는 구하기 힘든 '스티코프 일기'를 펜앤드마이크(PenN)는 전 교수의 해제부터 책 그대로를 온라인 공간으로 옮긴다. 다만 책의 제목이 '쉬띄꼬프의 일기'로 되어 있는 것을 요즘 사용하는 용어로 바꾸어 '스티코프 일기'로 바꾸었다. 게재 순서는 전 교수의 해제를 시작으로 스티코프의 일기를 1946년 9월 6일부터 11월 13일까지를 제1부, 1946년 12월 2일부터 1947년 2월 4일까지를 제2부, 1947년 7월 7일부터 10월 4일까지를 제3부, 1948년 7월 26일부터 10월 2일까지를 제4부로 편집하고 있는 책의 흐름을 따를 예정이다. 책 후반부에 별도로 첨부돼 있는 1946년 9월 28일 여운형의 북조선 방문에 대한 스티코프의 보고나 소련 군인으로 1945년 해방 후 평양 소련군정에서 소장 계급으로 민정 사령관을 지냈던 안드레이 알렉세예비치 로마넨코(Andrei Alekseevich Romanenko)와 여운형의 대화 기록도 순서에 따라 게재할 예정이다.

쉬띄꼬프 일기 2부
(1946. 12. 2~1947. 2. 4)

[1946년 12월 27일부터 31일까지]

 

1946년 12월 27일

빤쉰, 추르꼬프, 오진쪼프, 표도로프를 호출하여 다음 문제들을 협의하다.

1. 로동당 교재 편찬 계획을 그들에게 알리고, 1946년 12월 30일까지 이에 대해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다. 

2. 빤쉰에게 마르크스, 엥겔스, 레닌, 스딸린의 저작 중 어떤 것을 제일 먼저 조선어로 번역하는 것이 필요한지에 대해 제안서를 올리도록 지시하다.

3. 강의 계획을 준비하게 하다. 조선에서 지식인들을 위해 어떤 강의를 하는 것이 필요한지 점검하게 하다.

메레츠꼬프가 잠시 들러 상황에 대한 정보를 주다. 그에게 북조선의 정세에 대해 알려주고, 김일성을 소련으로 부르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견해를 피력하다.

로마넨꼬가 다음과 같은 문제들로 전화하다. 

박헌영과 회담하다. 그는 현재 성명서 초안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미국인들에게 어떠한 양보를 할 수 있는지를 묻고 있다. 만약 미국인들이 도지사들을 지명하지 않는데 동의한다면 "인민위원회"의 명칭 문제에서 양보해도 좋은지 묻고 있다. 

그는 성명서를 빨리 발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한다. 민주주의민족전선에서 하지에게 특별 서한을 보낼 필요가 있는지 문의하다. 가능하다고 대답하다. 만일 50퍼센트의 의석을 준다면 입법기관에 들어가도 좋겠는지 문의하다. 지방권력기관의 선거 후에 인민위원회대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답변하다.

라디오 방송 청취를 통해 남조선의 입법기관이 국제연합에 보낸 호소문의 내용을 알아냈다고 보고하다. 그는 항의 표시로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의 결정을 채택하자고 제안하다. 1월에 인민위원회 대회를 소집하여 대회에서 결정을 채택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답변을 주다. 

뇌물수수와의 투쟁에 대한, 국가자산 횡령과의 투쟁에 대한 법령들이 채택되다. 주민에 대한 식량배급 절차를 규정한 법령안에 국가예비의 조성에 대해 명기할 것을 지시하다. 

다음과 같은 생각들이 떠오르다.

북조선 도·시·군 인민위원회 대회에서 남북조선의 정치정세에 대한 보고를 한다. 민주화 과정에서 어떤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분석한다. 국제연합에 입법기관의 정체를 폭로하는 호소문을 보낸다. 북조선에서는 무엇이 실시되었고 남조선에서는 무엇이 실시되었는지를 분석한다. 남조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민주주의자들에 대한 테러행위를 제시한다. 

예비 곡물 조성 문제에 대해 숙고한다. 블라쉬넨꼬에게 전화를 걸어 소련에서 예비 곡물 조성의 경험 - 과거와 현재의 상태에 대해 문의하다. 

조선의 정치정세에 대한 보고의 작성 계획은 다음과 같다. 

일제의 압제로부터 해방된 시점으로부터 경과된 시간을 먼저 제시한다. 

유럽에서 연합군이 승리한 이후 조선의 상황은 어떠했는지에 대해 서술한다. 

해방을 앞둔 조선 인민의 환호와 희망.

소련의 대일전 참전. 붉은 군대의 조선 진주와 조선 인민의 반응.

일본군의 퇴각과 도주. 일본의 항복.

민중의 정치적 고양. 인민권력기구의 설립. 정당들의 합법화. 새로운 정당들의 조직. 

38선. 조선 인민들의 반응. 1945년 8월 15일 서울에서 조선인민은 붉은 군대를 기다리다. 얼마간의 실망.

미군의 남조선 진주.

모스크바 삼국외상회의의 조선 문제에 대한 결정. 조선 인민의 지지. 이 결정에 반대하는 반동파의 책동.

인민권력기구의 강화와 북조선에서 민주개혁의 실시.

남조선의 상황. 북조선 인민이 지닌 것을 남조선 인민은 지니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남조선 동포들에게 알리려는 노력.

국제정세에 대해. 국제연합 제1차 회의와 파리회의에서 평화를 위한 투쟁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제시한다. 인도네시아 인도차이나 식민지 인민들의 독립투쟁을 제시한다. 중국의 내전. 필리핀의 정세.

스딸린 대원수는 조선의 상황에 대한 담화에서 만약 일본이 조선을 삼켜버리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조선인들은 반드시 조직화되어야 한다고 말하다.

사회생활 수준은 해방 후 1년 사이에 남조선, 중국, 일본 및 여타 나라들이 부러워할만큼 항상되다. 

계획 : 도입부, 국내 상황, 북조선의 민주화와 경제, 남조선 상황, 국제정세

 

1946년 12월 28일

밤에 불가닌에게 전화하다. 그가 나의 건강 상태에 대해 정부에 보고를 하고, 휴가에 대한 정부의 결정을 알려주겠다고 약속하다. 

소꼴로프를 호출하여 인민위원회 선거 결과에 대한 보고서를 준비하게 하다. 보고서를 1946년 12월 30일까지 준비하도록 지시하다.

 

1946년 12월 29일

산책하러 나가 3시간 동안 거닐다. 영화 "연대의 아이들"과 최신 기록필름을 보다. 공용우편으로 도착된 자료들을 살펴보다. 

 

1946년 12월 30일 

마르크스, 엥겔스, 레닌, 스딸린의 저작들을 조선어로 번역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레닌의 '무엇을 할 것인가', '일보전진 이보후퇴', 마르크스·엥겔스의 '공산당선언', 스딸린의 주요 저작들을 번역하도록 한다. 

표도로프를 호출하다. 예우꼬프, 오진초프도 함께 부르다. 조선로동당 정치교양 교재 편찬 계획 문제를 협의하다. 그들이 준비한 계획에 논평을 가하고, 개작하여 1946년 12월 31일까지 제출하도록 제안하다. 

로마넨꼬가 전화다. 남조선에 관해서는 새로운 소식이 아무것도 없다. 북조선 도·시·군 인민위원회 대회 소집 계획 작성이 완료되었다. 급사를 통해 전달하겠다고 한다. 

영화촬영기사 네븰리츠끼를 만나다. 촬영이 끝나가고 있다. 녹음실을 마련하다. 몇 가지 장면의 촬영만 남다. 약 4,200m를 촬영했다. 조선인들과의 접촉에 필요한 돈을 요구하다.

쉘라호프가 동계 군사훈련에 대한 스딸린 동지의 명령서를 가져오다. 북조선 주민들에 대한 우리 병사들의 무례한 행위를 근절시키기 위해 제25군의 명령서에 서명하다. 

후르소프와 치스쨔꼬프가 성진 지역에 위치한 조선군 사단을 방문하다. 군사훈련이 잘 진행되고 있으며 다른 부대들에 비해 잘 정비되어 있다. 피복 지급 상태가 좋지 않다. 다섯 대의 일본증기선이 도착했는데, 선박에 물건들을 실을 일본인들이 부족하다. 

이바노프가 조선인민군 선서문과 1월 달 계획에 대해 보고하다.

 

1946년 12월 31일

모스크바와 통화하다. 꾸즈네초프가 나에게 신년 축하 인사를 하다.

집에서 새해를 가족과 함께 맞이하다. 큰 아들이 병이 나다.

[#17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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