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 진술 일관성 및 휴대폰 메시지 등으로 범행 일시와 장소 등 특정해
경찰이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의 성폭행 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피해자인 심석희 선수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휴대폰 메시지 등을 분석한 결과 조 씨의 혐의가 입증된다는 것이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6일 “조 씨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오는 7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조 씨는 심 선수가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4년 8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태릉·진천 선수촌과 한체대 빙상장 등 7곳에서 심 선수를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범행 일시와 장소를 특정했는데, 이는 심 선수에 대한 4차례의 피해자 조사에서 나온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돼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12월 조 씨의 자택과 차량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휴대폰과 각종 전자기기를 포렌식(데이터 복원)한 결과도 심 선수의 진술과 일치해 증거가 됐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심 선수의 동료와 지인 등 9명을 대상으로 한 참고인 조사에서도, 조 씨의 혐의를 뒷받침할 만한 정황이 나왔다”고 밝혔다. 다만 이 9명 중 조 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한 추가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 씨에게는 협박과 강요 혐의도 추가됐다. 조 씨가 자신의 범행과 관련 심 선수를 협박하고, 범행이 드러나지 않도록 심 선수에게 의무가 없는 일을 강요한 데 대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2차 피해를 우려해 밝히지 않겠다고 했다.
다만 조 씨 측은 2회에 걸친 피의자 조사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심 선수는 지난해 12월 중순 경찰에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해, 이와 관련한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한편 조 씨는 심 선수를 비롯한 쇼트트랙 선수 4명을 상습폭행한 혐의로 1심과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아 수감돼 있는 상황이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