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美 대북 특별대표, 4일 오후 청와대 방문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면담
美北 실무협상 앞두고 현 단계 상황 평가와 향후 과제 등 논의
비건, 이르면 5일부터 북측 카운터파트 김혁철 前 주 스페인 대사 만나 실무협상 진행할 듯
실무협상 시작되면 美北간 치열한 수싸움 전개 예상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4일 오후 청와대에서 방한중인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4일 오후 청와대에서 방한중인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對北)정책특별대표는 4일 오후 청와대를 방문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면담했다. 두 사람은 미북 실무협상을 앞두고 현 단계의 상황 평가와 향후 과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정 실장은 비건 대표에게 미북 실무협상이 내실 있게 진행돼 2차 미북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전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3일 오후 방한한 비건 대표는 먼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동했다. 4일에는 더 바쁘게 움직였다. 오전 7시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를 만난 후 서울 모처에서 이도훈 본부장을 다시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

정의용 실장과 이도훈 본부장은 각각 비건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2월 말로 예정된 2차 미북 정상회담 합의 문서에 담길 북한 비핵화와 미북 관계 정상화 등의 의제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하고 전략을 조율했을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우리 정부는 대북제재 면제 문제가 걸려 있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미북 협상 과정에서 논의할 것을 미국 측에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미북 정상회담 실무협상을 위해 방한한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호텔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북 정상회담 실무협상을 위해 방한한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호텔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건 대표는 이르면 5일부터 북측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전 주(駐) 스페인 대사와 만나 실무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소로는 판문점 또는 평양이 거론되는 가운데 아직 미북 양측에서 구체적 언급이 없는 상황이다.

실무협상이 시작되면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채택될 합의 문서에 담길 비핵화와 상응 조치에 대한 논의를 놓고 미북 간 치열한 수싸움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측이 제안할 상응 조치로는 연락사무소 개설과 종전선언, 인도적 지원 확대 등이 꼽힌다.

앞서 비건 대표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 스탠퍼드대 연설에서 김정은이 작년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 당시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 시설의 폐기와 파기를 약속했다고 밝히면서 "상응 조치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북측 카운터파트와 만나 논의할 문제"라고 말했다. 김혁철 전 대사와의 만남이 중요한 이유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하며, "우린 (트럼프와 김정은) 환상적인 케미스트리(궁합)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북 정상회담과 미중 정상회담이 연이어 열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중 정상회담이 베트남 다낭에서 오는 27, 28일 열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북 정상회담은 25일 전후로 열릴 전망이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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