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억달러(1조1300억원) 불가' 입장 韓에 양보하고 유효기간 10년→1년 가닥
韓 "심리적 마지노선"이라던 '1조원' 양보 소폭 증액으로…내년분 협상 바로 시작해야
소식통 "美 금액 양보, 한미동맹 중요성 고려했기 때문…2차 美北회담 등에 초점 맞추려"

자료사진=연합뉴스TV

이달 말 2차 미북정상회담 개최를 앞둔 가운데, 협상이 해를 넘긴 올해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이번주 내 타결될 것으로 3일 알려졌다.

미국은 마지노선으로 제시했던 '빌리언(billion·10억) 달러' 즉 1조1305억원 카드를 일단 포기했고, 대신 한국 측도 '1조원 미만' 방침을 일부 양보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분담금 총액은 1조원을 소폭 웃도는 규모로, 협상 유효기간을 1년으로 하자는 미 측의 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절충점을 찾았다는 관측이다.

KBS는 이날 오후 "외교소식통은 현 공백 상태가 장기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데 한미 양측이 뜻을 모아서 전격적으로 입장 차를 좁히고 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10차례에 걸친 협상에서 최대 쟁점은 총액과 유효기간이었다. 미국 측은 지난해 말부터 '최상부 지침'임을 내세워 한국 정부에 '계약 기간 1년'에 '10억달러' 분담을 요청했다. 

한국 측은 이에 맞서 계약 기간 3~5년'에 '최고 1조원'을 기준으로 협상하다, 이후 금액 면에서 조금 유연한 입장으로 선회하면서도 '10억 달러 이상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라는 태도를 고수했다. 

한국 측은 또 '심리적 마지노선인 1조원은 절대 넘길 수 없다'는 입장이었는데, 1조원을 조금 넘기는 방향으로 절충점을 찾았다고 한다.

지난해 한국 정부의 방위비 분담금은 9602억원이었다. "미국 측은 그동안 17% 이상의 증액을 요구해 왔는데, 협상이 타결되면 5%가량 증액되는 선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KBS는 분석했다.

금액 면에서 한국 측 입장이 상당부분 반영된 반면 협정 유효기간은 미국의 요구를 대폭 수용했다.

미국은 그동안 유효기간을 10년으로 해뒀으나, 분담금 총액만을 둘러싼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지난해 12월 10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상 때부터는 '1년마다 갱신하자'는 초 강수를 뒀다.

한국 정부 측은 3년이나 5년이 적당하다고 주장해왔지만, 1년 안(案)을 수용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한미는 올해 협상이 타결되자마자 다음 해에 적용될 협정을 위해 미국 측과 협상을 새로 시작해야 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 외교소식통은 협상 타결 배경과 관련해, 통화에서 "미국이 금액 면을 양보해 최종적으로 타협을 보게 된 것은 양국이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2월 말로 예정된 2차 미북정상회담 등 비핵화 문제에 한미가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인식도 작용했다"면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방위비 협상이 부담이 돼선 안 된다는 미국 쪽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