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문 칼럼] 두 월남민의 아들
[서지문 칼럼] 두 월남민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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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공의식 투철한 황교안, 친북주의자 문재인…너무도 다른 두 '자유대한민국 수혜자'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황교안 전 총리는, 펜앤드마이크의 자유한국당 당대표 후보 릴레이 인터뷰에서 밝힌 것 같이, 북한에서 땅을 뺏기고 쫓겨 온 피난민의 아들이다. 이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인데 황 전 총리는 자신의 가족이 북한에 살면서 고통을 받았기 때문에 북한의 실상을 너무 잘 알고 있다면서, '그래서 우리가 피와 땀으로 일군 대한민국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는 목숨도 바치겠다는 자신의 각오가 당연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황 전 총리의 투철한 반공의식은 사실 내가 만나 본 월남민 모두에게 공통된 것으로서 당연히 여길 만한데, 요즘 '우리 모두에게 위협이 된 한 월남민의 아들' 때문에 새삼 고맙고 감격스럽다. 황 전 총리는 대한민국을 전복하려는 세력인 통진당이 위헌적 단체임을 인정하라는 헌법소원을 17만쪽에 달하는 증빙자료와 함께 제출해서 헌법재판관 8:1의 가결로 통진당 해산을 이끌어 내었다. 그의 부모가 무사히 월남한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빈곤 속에서 자란 황교안 前총리, 자유대한민국 '열린 기회'의 상징

내가 자랄 때 우리 부모님은 가끔 ‘이북사람들’의 강인한 생활력을 감탄하시곤 했다. 월남민들은 남들이 선뜻 손대기를 꺼리는 허드렛일, 삯 지게지기, 장작패기 등 어떤 힘들고 험한 일도 서슴지 않고 해서 삶의 발판을 마련하고 점차 미미한 기회라도 포착해서 큰 사업체를 일군 사람이 많았다. 월남민이 원체 많았고 그들의 기본 조건이 너무나 빈약했을 뿐 아니라 대한민국 역시 극빈한 나라였기 때문에 10년, 20년을 막노동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사람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월남민들이 많이 정착했던 청계천, 해방촌 등지의 판자촌은 ‘슬럼’(slum)이 아니었다. 지금은 한국 사회학계의 원로인 임희섭교수가 소장학자시절인 1972년 청계천 판자촌을 연구한 논문을 보면 사회학에서 보통 슬럼이라 부르는 빈민촌은 범죄와 폭력 등 사회문제의 온상이며 그 주민들은 향상의 의욕이 없고 노동의 동기를 상실한 사람들인데 반해, 1970년대 초 서울 청계천의 주민들은 17%가 가구당 1만원 미만의 수입으로 살았지만 (필자의 처음 직장인 영자신문사에서 1968년 12월 수습기자의 월급이 1만원이었다) 그럼에도 청계천주민의 23%는 계나 적금 등의 저축을 했다고 한다.

저축한 자금의 용도는 자녀들의 교육자금, 사업자금, 주택자금이었다고 한다. 주민 대부분이 극빈자들이었지만 청계천에도 수학학원, 피아노 학원이 있었을 정도로 자녀 교육에 아낌없는 투자를 했기 때문에 한국의 경제건설과 사회발전의 역군들을 풍성하게 길러냈다. 임교수가 연구를 수행한 1970년대 초에는 월남민은 거의 다 다른 곳으로 이주해서 (다시 말해 청계천을 ‘탈출’해서) 그곳 주민의 약 10%만이 월남민이었고 나머지 주민은 대부분 무작정 상경한 농민들이었지만 주민의 85%는 청계천 거주기간이 10년 미만이었고 반은 3년 미만으로, 청계천은 제대로 생계를 마련하기까지의 잠정적 거주지였다.

황 전 총리의 가족은 빨리 기회를 포착한 월남민에 속하지는 못했던 듯 황 전 총리는 유년기, 소년기를 빈곤 속에서 성장한 것 같지만 그가 대한민국의 당당한 검사가 되었고 마침내 법무장관, 총리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자유대한민국의 열린 기회의 수혜자였음을 입증하는 일이 아니겠는가. 황 전총리의 이야기를 본인에게서 직접 들으니 같은 월남민의 아들인 문재인 대통령이 투철한 반공주의자가 아니고 친북주의자인 것이 새삼 안타깝고 통탄스럽다.

''대한민국 쇠퇴' 바라는 듯한 文대통령 취임 이후 정책들…세계史 불가사의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첫 날부터 쏟아 낸 여러 정책들은 국민들에게 “어떻게 이럴 수가?”와 함께 “도대체 왜?” 라는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잠재적 후보였을 때부터 친북적인 색깔은 분명했고, 국내 정책도 탈원전 같은 불길한 공약을 내걸기는 했지만 그래도 경제현실을 너무 몰라서, 또는 북한과 김정은의 실체를 몰라서, 그런 정책을 내세우는 것이겠지, 실지로 집권을 하게 되면 국민의 반대가 심하면 보류하거나 시행해 보다가 부작용이 나타나면 방향전환을 하겠지, 설마 우리 국민에게 점수 따기보다 김정은에게 점수 따기에 더 급급하겠는가, 했다. 상식적인 생각이었지만 그것은 너무나 안이한 생각이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발표한 정책부터 그의 의도가 이 나라의 쇠퇴, 북한의 속국 만들기라는 강한 의심을 넘어 확신마저 갖게 했다. 그리고 그 의심을 뒤집을만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자기가 대통령으로 통치하고 있는 나라, 게다가 (거듭된 실정으로 지금은 대폭 추락했지만 처음엔 사상 최고의 지지율을 누리지 않았는가?) 국민이 높은 지지율로 받들어 모시는 나라를 사정없이 압착해서 포악한 독재자, 국민을 굶겨 죽이고 혹사해 죽이고 심통나면 죽이는 분별없는 악동(惡童)에게 선물포장해서 바치려는 일이 어떻게 설명될 수 있다는 말인가?

인간은 자기의 이익을 추구하는 존재라는 ‘상식’에 입각해서 추측해 본다면 대한민국은 대통령이 5년 단임제이고 임기가 끝나면 감옥행이 수순이니까 세계최악의 독재자 아래 2인자로서라도 오래오래 권력을 누리고 싶은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지금 문 대통령의 등과 어깨에 올라 탄 운동권출신 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타당한 추측일지 몰라도, 문 대통령 자신이 그런 구차한 계산에 입각해서 행동한다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문 대통령의 행동은 세계사에서 손꼽히는 불가사의로 앞으로 오랫동안 역사학자들과 심리학자들의 연구과제가 될 것이다.

文 부친은 北 관리 출신, '공산당 박해 피난민들'과 월남 배경 달라

심리학자는 못 되지만 나의 문학적 상상력을 동원해 본다면, 문 대통령에 대해서 가장 주목해야할 사항은 문 대통령의 부친이 북한에서 흥남시 농업과장으로 재직했던 '북조선인민공화국 관리'였다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그의 경우는 보통 월남민과 다르다. 대부분의 월남민들은 지주 또는 자본가로서 공산당의 박해를 피해서 목숨 걸고 남하한 ‘피난민’들이었고 따라서 그들에게 공산체제는 원수였고 미국이 목숨의 은인이었다. 이에 반해서 문 대통령의 부친은 참혹한 장진호전투 이후 분노한 미국이 북한을 집중 폭격했고, 피난민이 빠져나가면 또다시 대대적인 폭격을 할 것이라는 소문 때문에 북한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가는 폭격을 맞아 죽을까봐 '직장에 대한, 또 체제에 대한, 큰 미련을 지닌 채 남하한' 소수의 예외적인 케이스였던 듯하다.

그래서 다른 월남민들이 대한민국이 제공하는, 북한에서는 누릴 수 없는, 자유에 감읍하며 남한에서 생업에 전력투구해서 지위와 재산을 일군 반면에 북한 공산체제의 엘리트였던 문 대통령의 부친은 남하함으로써 상실한 자신의 지위, 자기의 활약무대였던 공산정권이 그립고 아쉽고 폭격으로 자신을 그 자리에서 몰아 낸 미국에 대해 크나 큰 분노와 원망을 품고 살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다른 월남민들처럼 생업에 전력투구를 하지 못했을 수 있고 북한에서의 이력이 알려져서 요시찰인물이 될까봐 자신의 적성에 맞는 화이트칼라 자리는 두드려보지 않았기가 쉽다. 빈곤에 정신적 불만과 불안이 더해졌다면 더욱 더 북한이 그립고 미국은 증오스럽고 남한은 저주받아 마땅한 불평등의 땅으로 느끼지 않았겠는가?

우리네 인생이 대부분 그렇듯 소년 문재인의 집안에도 한두 번 뜻밖의 행운은 있었을 듯 하고 어떤 노력은 결실을 맺기도 했을 터인데 문재인 일가는 남한에서의 삶과의 화해를 철저히 거부했던 것일까? 어쩌면 빈곤한 가운데서도 악질적인 사기를 당했는데 대한민국 사회가 느슨해서 범인을 잡지 못해서 대한민국의 자유와 개방성을 저주하게 된 경험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문 대통령의 집권 후 행보는 대한민국에 대한 애정이 없고 대한민국의 존속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의 행보이다.

文의 종교적 믿음, 대한민국 멸망 직행 불가피…국민은 끌려가기만 해야 하나?

문 대통령이 신영복이나 리영희, 윤이상 같은 인물들을 흠모한다는 것은 보통 사람들이 어떤 작가나 사상가를 좋아하고 흠모하는 것과는 다르게 그들의 정신적 후계자를 자임하고 그들의 과업을 완성해서 그들이 당한 고난을 보상하겠다는 각오가 아닐까? 지금 문 대통령이 취하고 있는 대한민국에 불리한 많은 조치들이 그가 존경하고 사모하는 사상적 선배들에 대한 빚 갚기이고 자기 존재목표의 완성 수순이라면 대한민국은 멸망으로 직행할 수밖에 없다.

이런 사람에게는 이념이라는 것이 냉철한 지적 판단으로 선택한 사회 운영방식이 아니라 종교이고, 다른 이념이나 사상과 객관적으로 비교 검토할 대상이 아니다. 종교는 ‘에누리’ 사이트에서 가격과 품질을 다각도로 검토해보고 구매하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문 대통령의, ‘이 정부 시책 때문에 실망한 국민이 없을 것’이라거나 최저임금 등 경제시책이 시행 초기에 다소 고통을 끼친다 하더라도 밀고 나가면 결국 모든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는 등의 발언은, 그 자신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알지만 동시에 더 심원한 차원에서 진실이라고 확신하는 발언일 가능성이 높다.

문 대통령과 같은 인물의 형성과정에 대한 필자의 추측이 얼마나 맞건 맞지 않건, 그리고 그라는 인물의 성장기를 알면 그에 대해서 연민을 느낄 수 있건 없건, 그가 나라를 낭떠러지로 끌고 가는데 국민은 그저 끌려만 갈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스스로 자유대한민국 최대의 희생자로 생각하는지 몰라도 사실 자유대한민국 최대의 수혜자인 문재인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지구상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그의 재앙적 경제정책을 비롯해서 우민화 교육정책, 기업·군부·사법부·검찰 길들이기, 인사참사, 어느 하나 망국의 길이 아닌 것이 없지만 무엇보다도 길 싹싹 쓸고 문 활짝 열어놓고 정은이 일당에게 언제고 내려와서 접수하라는데 그저 넋 놓고 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그에게 한 표 던져주었다고 해서 그에게 내 생명과 재산, 자유의 처분권까지 일임해야한단 말인가? ‘주권재민’은 단순히 국민은 선거에서 투표할 권리가 있다는 개념이 아니고 나라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국민모두가 사려깊은 판단을 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저지할 의무가 있음을 의미하는 것 아닌가?

서지문(고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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