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절대로 철수 안 한다”
"북한에 핵목록 신고, 검증 요구할 것...제재 안 풀지만 상응조치 준비"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對北)정책 특별대표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북한과의 협상에서 완전한 핵 목록과 모든 핵 시설 폐기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비핵화 이전에 제재를 풀지 않겠지만 많은 상응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며 종전선언과 평화체제 구축 등을 언급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이날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에 있는 스탠퍼드대 월터 쇼렌스틴 아태연구소가 주최한 강연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에 헌신하고 있다”며 “향후 협상에서 북한에 전체 핵 목록의 신고를 요구하고 외부 전문가들의 핵 폐기 검증도 관철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북한이 기존에 제안한 풍계리와 동창리뿐만 아니라 북한 내 모든 핵 시설의 폐쇄를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건 대표는 “김정은이 플루토늄과 유라늄 농축시설의 폐기와 파괴를 약속했다”며 “북한은 ‘그리고 더’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은 북한을 침공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정권의 전복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일각에선 미국이 앞으로 북한과의 대화에서 비핵화에 대한 상응 조치로 종전선언과 평화체제 카드를 꺼낼 것으로 예상했다.

비건 대표는 “분명히 나도 확신하고 더욱 중요하게는 미 합중국 대통령도 확신하는 바는 지금이 한반도에서 70년간 이어져 온 전쟁과 적대감을 넘어 앞으로 움직여야 할 때라는 점”이라며 “이런 갈등이 계속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북한은 그동안 미국에 6.25전쟁의 종식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평화체제 체결을 압박해왔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은 지난해 4월 남북정상회담에서 6.25 전쟁 종전선언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이후 계속 종전선언을 논의해 왔다.

한편 그는 이날 연설에서 미국은 김정은에 대한 양보로 주한미군을 철수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건 대표는 “우리는 이러한 거래를 의미하는 어떠한 외교적 대화에도 관여하지 않고 있다”며 “절대로 한 번도 이런 문제(주한미군 철수)가 논의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대북제재에 대해서는 원칙을 지키되 유연하게 적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비건 대표는 “미국은 상대방이 모든 것을 하기 전까지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고 말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미국의 목표는 단순히 비핵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미북관계의 근본적인 변화와 북한의 경제 발전 등을 언급했다. 핵무기가 북한에서 사라지고, 제재가 해제되며, 대사관에 깃발이 올라가고, 평화조약에 서명하는 것과 같은 일이 한날 한시에 벌어지는 것을 ‘완벽한 결과가 이뤄지는 시점’으로 규정하면서 북한의 밝은 미래는 미국의 성공 전략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비건 대표는 앞서 댄 코츠를 위시해 미국 정보수장들이 북한 비핵화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정보의 정확성이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발표하는 방식이 문제”라며 “정책과 정보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는 없지만 만일 나였다면 같은 정보라도 다르게 발표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을 향한 중대한 위협이 존재하고 다라서 우리가 북한과 외교적으로 관여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긴급하다고 말했을 것”이라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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