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가 10년 사이에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저출산 영향으로 영업이 잘 되는 않아 자연스럽게 줄었다는 분석도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분만 건수에 비해 훨씬 빠르게 줄어든 산부인과 수를 두고 고된 노동에 대한 대가가 제대로 책정되지 않으면서 의사들이 산부인과에 대한 선호가 줄어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산모가 분만한 의료기관 수가 603개로 10년 전인 2006년 1119개 대비 46.1% 감소했다. 이 기간 총 분만 건수는 43만7096건에서 40만67건으로 8.5% 줄었다.

심평원은 대학병원, 종합병원, 동네 산부인과의원 등 치료비를 청구한 내역을 기준으로 이 수치를 발표했다. 출생아 수가 사상 최저를 찍는 등 출산을 꺼리는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로 산부인과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분석도 있지만 의료계 시각은 다르다.

대한의사협회 회장에 출마한 최대집 원장은 "심평원이 산부인과 치료비를 적정하게 책정하지 않고 있어 의사들이 불만이 많다"며 "생명을 다루는 고된 일을 하는데 산부인과에 대한 선호가 의대생 사이에서 줄어든 것도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최 원장은 "자연사망 위험이 큰 신생아를 다루는 산부인과 의사들은 억대 민사소송에 연루되는 경우가 많고 검찰이나 법원이 의사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리는 경우도 많아 분만 자체를 거부하는 동네 산부인과의원이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부인과 전공의인 이동욱 원장은 "저출산 때문이라고는 전혀 보지 않는다"며 "힘들고 위험한 직업인 산부인과 의사가 제대로 돈도 벌지 못하면서 줄어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간호사 인건비도 나오지 않는 낮은 수가를 심평원에서 책정하고 있고 분만의 위험성에 비해 받는 돈은 미국의 10분의 1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의료계는 분만 병원이 줄어들고 있는 원인으로 저출산만큼 낮은 심평원 치료비와 각종 소송 등으로 분만을 거부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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