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 벽 세워서 도시 양분해 관리
"중국 정부 모든 종교 단체 구석구석 감시하려 들어"

티벳불교 사원도시 라룽 가(Larung Gar) [SCMP화면 캡쳐]
티벳불교 사원도시 라룽 가(Larung Gar) [SCMP화면 캡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중국 당국이 세계 최대 티벳 불교 사원도시를 통제하기 위해 점거했다는 국제인권감시단(Human Rights Watch·HRW)의 주장을 25일 보도했다.

중국 서남부 쓰촨(四川) 산악 지역에 걸쳐 있는 사원 도시 라룽가(Larung Gar)는 티벳 불교의 중심지다. 라룽가는 지난해 3월까지 중국 당국에 의해 8개월에 걸친 파괴와 수도승 추방으로 규모가 이미 줄어들어 있던 상태였다.

국제인권감시단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도시 중심부에 벽을 세워 티벳 불교 학원구역과 사원구역으로 양분하려는 계획을 진행 중이다.

또 수도사와 여승들의 이름을 실명등록해 관리하고 전원 무신론자로 구성된 공산당 간부 95명을 상주시킬 예정이다.

익명의 티벳 수도승은 국제인권감시단에 “공산당 간부들을 위한 거대 주거시설이 사원단지 내부에 건설 중”이라고 증언했다.

국제인권감시단 중국 담당관 소피 리차드슨은 “중국 당국의 라룽가 점거는 단순히 거주민을 줄이는데 목적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정부는 모든 종교 단체의 행동을 구석구석 통제하고 감시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라룽가를 집중 관리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SCMP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라룽가에 대한 파괴를 부인하며 화재와 안전예방을 위한 오래된 건물의 재건축 차원에서 작업을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SCMP는 “티벳 인구가 밀집된 중국 서부 지역은 중국의 지배에 저항하는 진원지”라며 “중국법은 겉으론 종교의 자유를 약속하지만, 정작 당국의 눈은 종교 신자들과 단체들을 감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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