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정진석 "文정부 정통성에 치명타"…당권주자들 "충격적 부정선거 文 입장은 뭔가"
한국-바른미래, 김경수 지사직 사퇴와 文대통령 입장표명 요구…"진짜 배후 밝혀라"
민주 "짜맞추기 기소, 짜맞추기 판결 유감…재판장, 양승태 사법부 비서실 판사" 비난
한국 "'3권 장악' 생각 없이 못 나올 말" "金은 착한적폐냐?" "재판거래 서영교黨 답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출신 김경수 경남도지사(오른쪽)가 1월30일 드루킹 등 민주당원의 제19대 대선 전후 1억회 댓글조작에 공모한 혐의가 인정돼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형으로 법정구속된 뒤, 김경수 지사가 19대 대선 후보 수행팀장·대변인으로 최측에서 보좌한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을 둘러싼 '여론조작 책임론', '대선 부정선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제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변인·수행팀장을 지낸 김경수 현 경남도지사가 대선 전후 '드루킹' 김동원씨 등 민주당원들의 포털 댓글조작에 공모한 혐의가 인정돼 30일 징역 2년 실형을 받자, 야권 내에선 "결국 문 대통령은 불법 부정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당선됐단 얘기"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히라는 압박도 고조되고 있다.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4선)은 이날 오후 김경수 지사가 1심에서 댓글 1억회 여론조작 공모 인정에 따른 업무방해·공직선거법 위반 유죄 판결을 받고 법정구속된 데 대해 "문 정부의 정통성은 치명타를 입게 된 것"이라며 이같이 평가했다. 실제로 1심을 맡았던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재판장 성창호)도 드루킹과 김 지사의 범행을 "선거 목적 거래"라고 지칭한 터다.

오는 2월27일 전당대회를 앞둔 한국당의 당권주자들도 일제히 '대선 부정선거'를 추궁하며, 문 대통령을 윗선으로 지목하는 목소리를 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김 지사는 당시 문재인 선거캠프의 핵심 중에서도 핵심이었다. 민주당 대선 경선과 본선에서 문 후보의 대변인을 했던 인물"이라며 "그가 대규모 여론조작으로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킹크랩(매크로 서버)' 개발을 승인하는 등 부정선거를 지휘한 인물이라는 사실이 오늘의 법원 판결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오세훈 전 시장은 이어 "법원 판결은 대선 때 문 후보 복심이 부정선거를 지휘했다는 것이다. 그 덕분에 문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됐다"며 "충격적인 부정선거에 대한 문 대통령의 입장은 무엇이냐", "국민은 대통령의 입을 주시하고 있다"고 압박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측도 "오늘 김 지사에 대한 재판부의 1심 선고는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를 무너뜨린 현 정권의 부도덕함을 심판한 것"이라며 "여론조작을 통해 국민들의 소중한 투표권 행사를 방해한 건 어떠한 변명도 통하지 않는 매우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헌법적 가치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는 대통령을 원한다. 대선 과정에서 여론조작과 심각한 불법행위가 있었다는 이번 판결에 대해 문 대통령은 국민 앞에 반드시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권주자이자, 19대 대선 한국당 후보였던 홍준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 한 건물에서 출판기념회 및 출마선언을 한 뒤 기자들을 만나 "이 사건은 내가 당으로 돌아가면 반드시 문제를 파헤치겠다"며 "김 지사가 구속되면, 그 위로 캐면 대선 무효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4월 지방선거 전에 김 지사가 후보가 됐을 때 '걱정스럽다, 감옥 갈 건데,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며 "법정구속이 됐다는 것을 보니까 경남도민들이 참 걱정스럽다. 도민들에게 정말 죄송스럽다"라고 말했다. 대선 무효나 재투표 요구 여부에 대해선 "지금 단계에서 말하기는 이르다"며 "진행 경과를 보겠다"고 답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자기들은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박근혜 대통령 임기 내내 괴롭혔다. 임기 내내 국정원 댓글 사건과 세월호 사건으로 탄핵에 들어간 게 아닌가"라며 "그런데 국정원 댓글 사건보다 10배나 더 충격적인 사건이 드루킹 여론 조작 사건"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지사 판결 직후 잇따라 각 정당에선 공식 입장을 냈다. 한국당은 윤영석 수석대변인 논평에서 "민주주의와 정의를 구현"한 판결이라고 반기는 한편 "김 지사와 드루킹의 댓글조작은 2017년 대선에 매우 큰 영향을 끼쳤다. 대선결과 정당성에 대한 국민적인 의혹이 거세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대선후보 당시 최측근인 김 지사의 댓글조작 개입을 인지하고 관여했는지 여부가 중요한 쟁점"이라며 "대통령의 입장 표명"과 함께 "사법적 판단도 조속히 진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김 지사에게 즉각 지사직에서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바른미래당은 김정화 대변인 논평에서 "불법여론조작 사건은 여론을 왜곡해 민주주의 선거제도를 공격한 '질나쁜 선거범죄'다. 2년 선고라고 했나. 10년도 부족하다. 김 지사는 민주주의 파괴자"라고 질타하는 한편 "이제 시작이다. 김경수의 '진짜 배후'를 밝히라. 검찰은 철저한 수사로 불법 여론조작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라. 불법여론조작 사건에 관용과 성역이 있을 수 없다"고 압박했다.

민주평화당은 홍성문 대변인 논평을 통해 "사법부의 판단을 환영"한다며 "여론조작을 통해 왜곡된 여론을 형성, 특정 정당과 정당 후보자에게 유리한 여론을 형성해 대의제 민주주의의 취지를 왜곡한 행위로서 그 위법성이 매우 중대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같은 당 문정선 대변인은 "김 지사에 대한 유죄판결이 대선조작이라는 소모적 정쟁으로 흘러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 보수야권과는 결을 달리했다. "김경수가 없었다면 드루킹도 없었다", "오히려 매크로를 돌리고 댓글을 조작한 드루킹 게이트의 몸통은 김경수에 가깝다"고 분석하면서도 이처럼 주장했다.

'민변 출신'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現 당 대변인)이 지난 2016년 11월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관련 긴급현안질문 때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에게 오방색 끈을 던지다 시피 전달하고 있다. 당시 여권 일각에서 최순실 무당설을 제기한 가운데 이를 한층 확산시키고자 한 행동으로 여론에선 받아들였다.(사진=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여당인 민주당은 이재정 대변인 오후 브리핑에서 "드루킹의 입만 바라보며 휘둘리는 특검의 무능함을 전(前)국민이 지켜봤는데 재판부는 그 허술함이 만천하에 드러난 여러 오염증거들을 그대로 인정했다"고 재판부를 비난하고 나섰다.

이재정 대변인은 "특검의 짜맞추기 기소에 이은 법원의 짜맞추기 판결에 강한 유감"이라며, 1심을 선고한 성창호 부장판사에게 "그 양승태 사법부의 비서실 판사"라고 이른바 '사법농단 프레임' 씌우기를 시도했다. "향후 재판과정에서 충분한 소명을 통해 김 지사의 결백이 밝혀지고 무죄 인정을 받을 것임을 확신한다"고도 했다.

민주당은 성창호 판사가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6년·추징금 33억원, 새누리당 공천개입 혐의로 2년형을 선고하고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여권에 유리한 판결을 내놓을 땐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라고 반응했었다.

이 대변인 논평에 한국당에선 장능인 대변인이 "유감이 스스로에 대한 유감표현이 아니라 사법부에 대한 유감표명인 게 놀랍다"며 "여당이 한번에 입법, 행정, 사법권까지 장악하겠단 생각이 없다면 나올 수 없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장능인 대변인은 거듭 여당에 "법치주의 국가에서 삼권분립에 대한 기본적 인식이 있는 것이냐"며 "김 지사가 문 대통령 최측근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사법처리를 받고 있는 다른 인사들과는 달리 여당에서 '착한 적폐'로 엄호라도 해 주려는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김정재 원내대변인도 "범죄자 된 대통령 측근 감싸겠다고 사법부 마녀사냥 나선 민주당"이라며 "사법부와 재판부의 판결을 얼마나 가벼이 여기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역시 '재판거래 서영교당'답다. 그 밥에 그 나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 지사는 여론을 조작함으로써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고 유린한 죗값을 치르고 있는 사람"이라며 "이런 범죄자를 두둔하겠다고 사법부를 향해 공정성 운운하며 마녀사냥 나선 민주당에게 과연 법치의식이란 게 있느냐. 부끄럽지도 않으냐. 제발 반성부터 하라"고 질타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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