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철도 적자 등 '과잉·과오 투자' 부작용 우려

중국 정부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약 183조원 규모의 지출을 단행한다. '부채 문제'와 '과잉 투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이 막대한 정부 지출을 결정한 것이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지난달 1일부터 이달까지 두 달 동안 총 1조1000억 위안(약 183조원) 규모의 16개 인프라 사업을 승인했다. 1년 전인 2017년 1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두 달간 7개 사업, 총 1057억 위안(약 18조원) 규모의 사업을 승인했던 것에 비교하면 10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국가부채 급증을 우려해 인프라 투자에서 속도 조절에 나섰던 중국이 이처럼 대규모 투자에 다시 나선 것은 무역전쟁 등으로 인한 경기하강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전력 등 유틸리티 자산을 제외한 중국의 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1∼3분기 3.3%에 그쳐 전년 동기 19.8%에서 크게 낮아졌으며,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분기별로 갈수록 낮아지더니 4분기에는 6.4%까지 떨어졌다. 이는 중국 정부가 분기별 성장률을 집계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전체 성장률 6.6%도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2009년 이후 가장 낮다. 맥쿼리그룹의 한 애널리스트는 "올해 중국의 수출, 부동산 투자 증가율 등은 모두 한 자리 숫자로 떨어질 것"이라며 "이를 상쇄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승인된 인프라 투자 중 가장 규모가 큰 프로젝트는 상하이의 공항 2곳과 철도역 2곳을 잇는 철도시설 확장 공사다. 이 사업에만 무려 2983억 위안(약 50조원)이 투입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철도 투자를 확대해 왔지만, 철도 경영은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1∼9월 총 운임수입은 전년보다 9% 증가한 5천700억 위안(약 95조원)에 그쳐 적자를 면치 못했으며, 중국철로총공사의 부채 총액은 5조 위안(약 830조원)을 넘어가는 상황이다.

철도 부문의 막대한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대규모 투자는 '과잉 투자'로 인한 부채 증가나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시장의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과오 투자'의 확산으로 부실 기업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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