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29일(현지시간)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29일(현지시간)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미국의 핵심 정보기관 수장(首長)들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대신 북한은 핵무기를 정권 생존을 위한 필수적 수단으로 여겨 부분적 비핵화 조치 협상을 추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댄 코츠 국가정보국장(DNI)은 29일(현지시간) “북한의 지도자들은 본질적으로 핵무기를 정권 생존에 꼭 필요한 것으로 본다”며 “따라서 북한은 대량살상무기(WMD) 역량을 추구할 것이고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현재 미 정보기관들은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츠 국장은 이날 ‘전 세계 위협 평가’를 주제로 열린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정보기관 수장들 대표로 한 모두 발언에서 이같이 말했다. 2차 미북정상회담이 약 한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 정보당국의 수장이 북한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에 공개적으로 회의적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날 청문회에는 미국의 16개 정보기관을 관장하는 코츠 국장과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 폴 나카소네 국가안보국(NSA) 국장, 로버트 애슐리 국방정보국(DIA) 국장 등이 출석했다.

또한 그는 서면 답변에서 “북한은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 중요한 혜택을 얻어내기 위해 부분적 비핵화 조치에 대한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조차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생산 역량을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정보기관들의 지속적인 평가”라고 강조했다.

미 정보기관 수장들은 지난해 같은 주제로 열린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서도 북한은 협상을 통해 핵무기를 포기할 의도가 없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북한이 부분적 비핵화 조치에 대한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는 평가는 올해 새롭게 포함됐다.

해스펠 CIA 국장은 ‘북한의 현재 위협을 평가해달라’는 카말라 해리스 민주당 상원의원의 질문에 “북한정권이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장거리 핵미사일 개발에 전념하고 있지만 북한이 대화에 관여하게 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북한은 어느 정도 자발적으로 한 시설을 폐쇄했다”며 “그러나 궁극인 목표는 북한이 프로그램을 신고하고, 그 뒤에 그 프로그램들을 폐기하도록 함으로써 그런 위협을 줄이는 것”이라고 했다.

코츠 국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북한의 미 본토 타격 위협이 줄었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이에 대한 정보기관의 평가는 그대로”라고 대답했다.

이어 “서면 답변에서 언급했듯이 지난해 북한은 핵, 미사일 실험 또는 시험발사를 하지 않았다”며 “이것이 현재 우리의 입장이지만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방심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애슐리 DIA 국장은 “기술적 관점에서 볼 때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작동하게 할 역량과 기술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의 상당한 군사 역량도 그대로”라며 “김정은은 북한군의 70%를 비무장지대(DMZ) 인근에 배치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보기관들은 서면 답변에서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이 한국, 일본, 역내 미군에 계속해서 위협이 되고 있다”며 “김정은은 적국의 군사적 이점을 상쇄하기 위해 재래식 무기 프로그램과 역량을 계속 진전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여기에는 보다 정밀한 대포와 탄도미사일 타격 능력, 무인항공기가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북한은 금융기관에 심각한 사이버 위협을 가하고 있고 여전히 사이버 간첩 위협이 되고 있으며 파괴적인 사이버 공격을 감행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북한은 금융기관을 통한 수익 창출을 위해 사이버 역량을 계속 이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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