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2088명 모두 적폐라 몰아붙이는 것 납득하기 어려워"
일부 검사들 "자괴감 든다"

검찰 수사권 축소를 골자로 하는 청와대 검찰 개혁 방침에 반대하며 “전국 평검사 대회를 열자”고 주장했던 김영규 춘천지검 차장검사(52·사법연수원 24기)가 25일 사표를 제출했다고 조선닷컴이 보도했다.

조선닷컴에 따르면 김 차장검사는 최근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전국 평검사 대회의 개최를 촉구합니다. 대한민국 검사 전부가 적폐 세력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글에서 “검찰과 경찰 수사권 조정은 근대 검찰 제도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일선에서 묵묵히 사건 처리를 해온 전체 검사 2088명을 모두 ‘적폐 세력’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지난 14일 청와대가 ‘권력기관 개편 방안’을 발표하며 검찰 수사권을 대폭 경찰로 넘기기로 한 데 대해 반대의 뜻을 밝힌 것이란 분석이다.

김 차장검사는 글에서 “청와대의 검경 구조 개혁안을 본 이후로 낮에는 후배 검사들 눈길 보기 어려웠고, 한밤중에도 깨어나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며 “일부 정치적 사건에서 정치 편향적인 처리가 있었다면 폐해를 시정할 방안을 진지하게 모색할 필요가 있는데 검찰 게시판은 쥐 죽은 듯 조용하다”고 했다.

이어 “바람직한 검찰 모습에 대해 검사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전국 평검사회의, 부장검사회의, 차장검사회의, 검사장회의 등을 순차 개최해 국민을 위한 검찰 모습에 대한 공론화의 장을 열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조선닷컴은 문무일 검찰 총장이 청와대 발표 직후 한 강연회에서 “검찰이 자발적으로 1차 수사영역에서 철수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문제가 됐다”고 밝히자 일부 검사들 사이에선 “자괴감이 든다”는 말도 나왔다고 전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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