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한국'이라는 표현도 쓰지 않고 '일미한'(日美韓)으로 언급하는 방안까지 검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올해 국회 시정연설에서 한일 관계를 전혀 언급하지 않은 배경에는 '한국이 미래지향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고 29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아베 총리가 전날 시정연설에서 외교방침을 11분가량 언급하면서 한국에 대해서는 단지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와 관련해 "미국 및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연대한다"고만 했다고 소개했다.
반면에 박근혜 정부 때인 2013~2017년도 연설에서는 한국을 "가장 중요한 이웃 나라(隣國)"라고 표현했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인 2018년에도 "미래지향적으로 새로운 시대의 협력관계를 심화시킨다"는 언급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사히는 아베 총리의 올해 시정연설에서 한일 관계에 대한 언급이 아예 없었던 것은 한국 대법원의 일제 징용노동자 배상 판결과 자위대 초계기에 대한 레이더 조사(照射) 논란 등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한 것이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아사히는 한일관계에 대한 언급이 사라진 이유에 대해 아베 총리 주변 관계자들을 인용해 "한국이 미래지향적이지 않은 이상 (연설에서 한국을) 쓸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아사히에 따르면 애초에는 '한국'이라는 표현도 쓰지 않고 '일미한'(日美韓)으로 언급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다.
그러나 '일미한'으로 표현하면 한국의 국명이 반쪽이 돼 버려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란 표현을 사용하게 됐다는 것이다.
한편 아베 총리는 지난해 10월에도 도쿄에서 열린 한일 파트너십 선언 20주년 심포지엄에서 "젊은이들이 서로 교류함으로써 미래 지향적인 관계를 쌓아가고 싶다"며 "앞으로도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노력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