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범 칼럼] KBS 시청료 대신 주한미군 방위분담금 성금으로 내자
[김행범 칼럼] KBS 시청료 대신 주한미군 방위분담금 성금으로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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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국민연금기금 10조원 손실보고도 주한미군 분담금 추가분 3400억은 못 내겠다고 버티고 있어...
"노영방송 KBS 수신료를 방위비 분담금 성금으로 보내는 캠페인 벌이자"
김행범 객원 칼럼니스트
김행범 객원 칼럼니스트

한국에서 자주, 곧 반미와 미군철수의 주장은 두 가지 맥락에서 나타났다. 첫째는 얼치기 좌파가 주장하는 경우이다. 한국이 미군을 철수하라 요구해도 미국은 자신의 이익 때문에 철수하지 못할 것이니 미군철수를 주장하여 대미 경제 이익 협상의 수단적 카드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이들의 속마음은 진정한 미군철수까지는 원하지 않을 수 있다. ‘반미쯤 하면 어때’라 떠들었지만 그들은 어느 정도 합리적 결정으로 귀결하지 않을 수 없었다. 둘째는 북측과 똑같은 가치 및 이익 구조를 가진 진성 좌파 정권이 미군철수를 진정으로 바라는 경우이다. 즉 미군철수 주장을 경제 이익의 협상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를 가장 중요한 실질 목표로 삼는 경우이다. 우리가 이 정권에 대해 의심을 높여가는 부분도 바로 이 후자의 관점이다.

국가 간의 협력은 대개 가치와 이익이란 두 요인에 의해 좌우된다. 한국-미국 간의 경우 전자는 자유 민주주의 진영이라는 의식의 공유이고, 후자는 경제적, 군사적 이해의 공유이다. 우선, 가치 공유 면에서 보면 미국에겐 한국은 비핵화의 진전이 전무한데도 유엔과 미국이 정한 대북 제재를 무위로 만드는 믿을 수 없는 정부이며 그 국내 정치는 자유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냉혹한 사업가인 트럼프로서는 신뢰도가 떨어지는 한국과 더 이상 가치 공유를 애써 기대할 이유도 없고 최악의 경우 그 전선을 일본으로 옮길 수도 있다. 한미 간 공유가치가 없어진 후에는 생경한 이익 계산만이 남는다. 그리고 이익 경쟁 협상에서 트럼프는 분명 한국을 앞서 가고 있다. 이미 정말 주한 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는 대안은 은유를 넘어 이미 그의 카드로 선택되어 있음이 시사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 내 얼치기 좌파는 지금 미국에겐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문제는 진성 좌파의 경우이다. 현재 약 2만 8천명인 미군을 2만 2천명 밑으로 줄이지 못하게 하는 국방수권법이 발효 중이다. 그러나 5천명 정도의 인원 삭감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몇 천억 비용 더 못 내겠다는 명목으로 협상을 지연하다가 미국이 순환 배치되는 수 천 명 전투부대 배치만 중단해도 주력부대인 미군 제2사단의 전투력은 거의 공백이 된다. 유의할 부분은 이 정부가 협상을 질질 끌며 이런 결과를 암묵적으로 유도해 가는 가능성이다.

이 판국에서 진행 중인 주한미군 분담금 협상 관련해 이 정부에 깊은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 양측의 협상은 열 차례 정도 결렬되었고 최근래 상태는 미국은 한국이 10억 달러(1조 3천억원. 1년간 유효) 정도 부담할 것을 요구하여, 한국 입장(1조원 이하, 3-5년 유효)과 대치 중이다. 작년에 대략 9천 6백억원을 부담했는데 올해에는 3천 4백억을 더 내라는 것이 미국의 요구이다. 양국 협상이 이미 열 차례쯤이나 결렬되었음을 감안하면 이 금액 차를 근거로 결국 주한 미군 병력이 무력화되는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그 비용은 주한미군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각종 미군기지 내 건설비, 군수 지원비 등에 쓰이므로 한국-미국 간의 일어나는 주한미군 분담 비용의 상당 부분은 결국 다시 한국으로 귀착된다. 남정욱 교수가 정확히 지적했듯이 이 차액 때문에 협상 자체가 이루어지 않는 것은 꼬리가 머리를 흔드는 괴이한 모습이다.

겉으로는 이 정부가 예산 절약을 위해 이러는 듯하나 다른 동기를 주목해야 한다. 주한미군철수를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북한에 조응하여, 이렇게 결렬을 지속하다 미국을 이기적 수탈자로 모는 분위기를 만들어가며, 고압적인 외세로부터 겨레의 자주성과 국민의 자긍심 보존한다며 ‘의로운 반미’ 행진의 촉발장치로 연결할 가능성이다. 그래서 이 시점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 지연을 예산 절약이란 이유로만 보기 어려운 것이다. 주한미군의 군사장비 가치만 약 40조원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미군 인력에 의한 억지력, 유사시 동원되는 전략자산, 정보자산이 주는 가치는 아예 비교 및 측정할 수도 없을 것이다. 1조 3천억을 부담하고 이런 방위 자원을 일 년 간 사용할 수 있다면 그 정책은 매우 합리적 결정이다.

작년에 우리 국민연금기금을 시중 은행들에 그저 예치하는 투박한 투자만 했어도 13조원의 이자 수익은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정부는 수익은커녕 10조 손실을 초래했다. 거의 십년간 주한미군 주둔 분담금에 충당할만한 돈을 날린 것이다. 10조를 거리낌 없이 날리고도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은 이 정부가 주한미군의 분담금 추가분 3천 4백억을 못 내겠다고 버티는 협상전략이 도무지 타당성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그 의도가 의심스럽다. 좌파 진영의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미 “주한미군철수를 각오하고 자주국방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의 외고집을 핑계로 삼아, 협상을 결렬해 가고 결국 주한미군의 무력화로 서서히 유도해 가는 전략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국민이 좌파 정부의 의심스러운 협상 지연을 비판하고 직접 해결에 나서야 할 때이다.

KBS는 전기요금에 끼워 넣기 징수로 연간 6천 5백억의 수신료를 받는다. 왜곡, 편파 보도 및 정권의 나팔수로 악명을 높여왔다. 행정편의주의식 징수방식도 괴이하거니와, 수신료는 본질상 공공서비스의 서비스 사용에 대한 요금(fare)에 불과한데도 실질적으로는 TV를 보유하기만 하면 부과하는 조세(특별소비세. excise tax)처럼 만들어 종신토록 부담하게 한 점도 부당하다. 이 때문에 KBS 수신료 납부 거부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다. 이 상황에서 KBS에게 자기 혁신을 요구하는 동시에 미군 방위력 분담금 협상 교착이 그릇된 방향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 KBS 수신료 납부를 거부하고 이 돈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성금으로 보내는 캠페인을 벌이자. 그 돈이면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분담금 차액을 보전하고 남는다.

이 캠페인이 미국에게 주는 효과와는 별도로, 이 정부가 분담금을 트집삼아 주한미군을 무력화하는 계기로 활용할 가능성을 막을 수 있다. 더 나아가 국민 개인들에게는 안보는 제 돈을 내어야 얻어지는 것임을 생생히 학습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진정한 자주 국방의 기초는 자존심만 남고 북핵 앞에서 이제 자체 억지력이 무의미해진 ‘전작권 환수’에서 오는 게 아니다. 적어도 내 돈을 직접 들여 방위력을 마련하는 훈련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그게 ‘북핵 구입’ 비용보다 훨씬 싸게 먹히는 길이다. 그것은 기형적인 국영방송국 잔재 구조 밑에서 실은 노조가 운영하는 노영방송으로 전락한 KBS의 노조원들의 고액 연봉 재원으로 시청료를 바치는 것보다 훨씬 값진 투자가 될 것이다.

김행범 객원 칼럼니스트(부산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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