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망친 책임 두려워 탈출구 찾는 것" 바른미래 "그 대통령에 그 보좌관"
민평당 "살기 좋은 나라 만들랬더니 무책임한 탈조선 주장…文대통령 공식 사과하라"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28일 청년 및 50~60대 유권자들을 향해 'SNS에 험악한 댓글 달지 말고, 헬조선이라 하지 말고 동남아·인도로 가라'는 취지로 발언한 데 대해, 야권에선 "공직자가 해선 안 될 망발"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나아가 김현철 보좌관의 자진 사퇴와, 문재인 대통령의 대(對)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1989년생으로서 최근 선임된 장능인 한국당 대변인(30)은 이날 오후 "소득주도성장발(發) 경제 위기와 일자리 절벽에 좌절 중인 국민 앞에서, 그에 책임이 있는 공직자가 해선 안 될 망발"이라며 "정부가 직접 자초한 불경기에 괴로워하는 국민에게 이런 무책임한 말을 한 사례는 전무후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능인 대변인은 "문재인 정권은 동남아로 가라고 권한 청년과 5060에 대해 '세금 나누기 억지 성장' 말고 어떤 꿈과 어떤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느냐"며 "우리나라의 경제 위기를 인정하고, 더 이상 우리나라에선 희망이 없으니 동남아로 탈출이라도 하란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경제를 망친 책임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 두려우니 글로벌 탈출구를 찾고자 하는 건 잘 알겠다"고 비꼰 뒤 "국민이 외국으로 도망치지 않아도 되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데 협력하는 게 도망칠 궁리를 하는 것보다 선행돼야 한다는 것을 깨닫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사람이 먼저'라고 했듯이 해외탈출 '각개전투'보다 양질의 국내 일자리 먼저 챙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당은 이후 윤영석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서도 "청와대 경제보좌관의 발언인지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무책임하고 뻔뻔한 내용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정권 3년차 들어 "최저임금 인상을 비롯한 정부의 실패한 소득주도성장 여파로 작년 실업률은 17년 만에 최악, 취업자 증가폭도 9년 만에 최저"라며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정부가 야기한 고용참사, 분배실패, 투자위축의 경제위기로 고통당하고 계신 국민들을 할일 없이 산에 가는 사람으로 치부하고, 경제성장률 높은 외국으로 보내고 싶다는 망언을 일삼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김 보좌관이 상처 입은 국민들께 정중히 사과하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제2야당인 바른미래당에선 이날 김정화 대변인이 김 보좌관을 겨냥 "함량미달의 경제보좌관이 아닐 수 없다"며 "문 정권에서 일자리 만들 자신은 없는 것인가", "그 대통령에 그 경제보좌관"이라고 논평했다.

김정화 대변인은 "아세안으로 떠나야 할 사람은 김 보좌관"이라며 "무능에 답이 없다. 세금이라도 아끼자"고 덧붙였다.

제3야당인 민주평화당도 홍성문 대변인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가 꿈꾼 나라다운 나라는 '청년들이 탈(脫)조선하는 나라'였는가"라며 "국민들은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정권을 바꿨더니 문재인 정부는 '나가 살면 살기 좋다'고 주장한다. 이 무슨 해괴한 주장이냐"고 질타했다.

홍성문 대변인은 "개혁은 하기 싫고, 경제를 살리는 것도 여의치 않으니 청년들과 중장년층에게 '탈조선을 하라'는 것은 너무나도 무책임한 주장"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참담한 현실 인식 수준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문 대통령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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