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못하기로 유명한 민병두 前歷 보니, 오히려 조해주 캠프활동에 믿음 간다"
27일 이채익 행안위 野간사 前 선관위 공직자 녹취 폭로 "조해주 캠프활동 소문 다났다"
민병두, 이튿날 한 라디오서 "녹취록에 근거 없다. 가짜뉴스 의존" 폄하

제19대 대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특보단장을 맡았던 민병두 민주당 의원(서울 동대문구을·3선)이 최근 임명 강행된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장관급)을 "선대위 공명선거특보로 임명한 기억이 없다"고 하자, 자유한국당은 "기억 못하기로 유명한 민병두 의원"이라고 비꼬았다.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28일 논평을 통해 "민병두 의원은 이미 자신에 대한 성추행 폭로(2018년 3월10일 언론 보도)에 대해 '기억은 없지만 (의원직을) 사퇴한다'고 했고, 또 사퇴 선언을 잊은 듯이 슬그머니 철회하는 것도 모자라 국회 정무위원장까지 맡은 분"이라며 "이런 전력(前歷)을 봤을 때 오히려 조해주 후보자가 특보에 임명돼 실제 활동한 사실이 '있다'는 것에 더욱 믿음이 간다"고 지적했다.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특히 어제(27일) 공개된 전직 중앙선관위 간부의 녹취록에 의하면 조 후보자가 특보로 활동한 것이 선관위 내에 소문이 다 났을 정도라고 하고, 이에 더해 (민주당에) 법률 조언도 해줬다고 하면 될 걸 '전혀 한 적이 없다'고 했다는 거짓말 논란까지 일었다"며 "이쯤 되면 청와대의 임명 철회가 있어야 하나, 오만한 현 정권에 그런 겸손함이 남았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노래방 강제 키스 미투' 의혹을 최초 보도한 뉴스타파 2018년 3월10일자 보도화면 캡처(사진=뉴스타파 유튜브)

앞서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도 27일 논평에서 "민 의원의 기억은 과연 언제나 돌아오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민 의원은 지난해 3월 자신으로부터 노래주점에서 강제 입맞춤을 당했다는 여성 사업가의 '미투 폭로' 보도가 나오자, '성추행 기억은 없지만 의원직은 사퇴한다'는 해괴한 발언을 내놓더니 56일 만에 당과 유권자의 뜻이라며 돌연 의원직 사퇴를 철회한 장본인"이라고 상기시켰다.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성추행도 기억이 없다더니 대통령 선거백서와 관련해서 공명선거특보로 이름이 선명하게 적시된 조해주 특보에 대한 기억도 없다고 한다"며 "성추행에 대한 기억도, 조 특보에 대한 기억도 없다면 자신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힌 기억도 없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은 장관급으로서 상근을 하면서 위원장을 보좌할 뿐만 아니라 위원장의 명을 받아서 사무처를 총괄하는, 사실상 선관위 조직을 총괄하는 자리"라며 "이처럼 중요하고 중립성이 요구되는 자리에 민주당의 공명선거특보로 적시돼 있던 사람이 임명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사안에 대한 민 의원의 기억이 하루 빨리 돌아오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이 2017년 9월 발간한 제19대 대선 백서 두번째 부록 '국민주권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명부'에는 "공명선거특보 조해주"가 명시돼 있다. 

같은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한국당 간사 이채익 의원은 "조 상임위원의 캠프 활동은 (선관위 내에) 소문이 다 났었다"는 내용의 익명의 선관위 고위 공직자 출신 인사의 녹취록을 공개하고 "민주당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민 의원은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국당이 제출한 녹취록에는 근거가 없다. 가짜뉴스에 의존해선 정치가 제대로 된 길을 걸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2017년 9월 자당이 발간한 제19대 대선 백서 부록이라는 물증(物證)에서 기인한 '정치편향적 선관위원 임명' 의혹을 '소문'이자 '가짜뉴스'로 치부한 것이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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