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연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 "미세먼지 중국 요인 40%, 北도 8% 추정...정부시도는 더 강한 저감정책 펴야"
"국내 미세먼지 제자리걸음 사이, 중국은 크게 떨어져...미세먼지 중국 영향 줄고 국내 영향 늘었다는 해석 가능"
네티즌 등 "육안으로도 中 미세먼지 확인 가능한데, 높으신 공무원들은 말장난만 한다"

지난 14일 고농도 미세먼지로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곳곳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4일 세계 기상 정보를 시각화하여 나타내는 비주얼 맵인 어스널스쿨로 확인한 이날 오후 8시 한반도의 초미세먼지 대기상황. (사진 = 연합뉴스)
지난 14일 고농도 미세먼지로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곳곳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4일 세계 기상 정보를 시각화하여 나타내는 비주얼 맵인 어스널스쿨로 확인한 이날 오후 8시 한반도의 초미세먼지 대기상황. (사진 = 연합뉴스)

서울시 공무원이 “국내 미세먼지 원인 중 중국 비중은 40% 안팎”이라고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연합뉴스는 27일 황보연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과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지난 24일 진행했다는 인터뷰에서, 황 부장은 “고농도 미세먼지는 재난이다. 정부가 나서 각 시도와 함께 더 강력한 저감정책을 펴야한다”며 “(국내 미세먼지 발생 중) 중국 요인은 40% 안팎, 북한은 약 8%로 추정된다”고 했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서는 중국 측에 요구하기보다는 우리 측에서 감축을 더 강하게 해야한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이다.

황 부장의 말에 따르면, 1970~1980년대에는 지금보다 미세먼지가 2~3배 나빴다. 미세먼지의 평균치는 현재 더 좋아졌지만, 최근의 미세먼지는 고농도로 발생해 이를 국민이 체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미세먼지(PM10)를 측정하기 시작한 1995년, 당시 농도는 78㎍/㎥로 작년(40㎍/㎥)의 두 배였다”며 “서울 미세먼지 농도는 도시가스 보급 등으로 개선 추세를 보이다 2012년부터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황 부장은 최근의 미세먼지 개선세가 더뎌진 주요 원인으로 기후변화와 중국을 꼽기는 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차량과 보일러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은 국내 요인이 크고, 공장과 발전소 등에서 배출되는 황산화물은 중국 영향이 크다”면서도 “이달 중순 발생한 고농도 미세먼지는 질소산화물(국내)과 황산화물(중국)이 비슷한 추세로 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2012년부터) 국내 미세먼지 농도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사이 중국은 크게 떨어졌다. 이 기간 중국 영향은 줄고, 국내 영향이 늘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며 “중국 탓만 해서는 안 된다. 국민도 ‘내가 생활 속에서 미세먼지를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 류여우빈 중국 생태환경부 대변인의 발언인 “서울 미세먼지는 서울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중국 미세먼지는 개선돼왔다”는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이날 황 부장의 발언과 달리, 최근 국립환경과학연구원은 “한국 내 미세먼지 발생에 있어, 중국을 포함한 국외 평균 영향은 60%에서 최대 80% 이상”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헤이룽장(黑龍江)성 등 대도시에서 목탄·석탄을 사용하는 난방 보일러를 가동하며 대규모 스모그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부 집계에서도, 중국 북부 일대는 겨울철에 초미세먼지(PM2.5)농도가 연평균보다 20% 이상 높아졌다는 집계가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2015년 관측 이래 최악을 기록한 지난 14일에는 “안정한 대기 상태에서 중국 등 국외발 미세먼지가 유입됐다”며 “중국 미세먼지가 북서풍을 타고 와, 6시간 뒤에는 서울 도심까지 온다”고 했다.

연합뉴스가 27일 보도한 '"고농도 미세먼지는 재난…중국 탓만 할 수 없어"' 기사에 달린 댓글.
연합뉴스가 27일 보도한 '"고농도 미세먼지는 재난…중국 탓만 할 수 없어"' 기사에 달린 댓글.

해당 포털 뉴스에는 비판적인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댓글로 “바람이 불지 않는 추운 날에는 중국에서 날아온 미세먼지가 하늘을 덮고, 시베리아 바람이 분다는 추운 날에는 미세먼지가 싹 사라지는 게 육안으로도 확인되는 데도 높으신 공무원들은 펜대 굴리면서 중국 미세먼지 영향이 40%이니 60%이니 말장난만 한다”고 했고, 또 다른 댓글에서는 “중국 미세먼지가 개선됐다는 건, 그 미세먼지가 다 우리 쪽으로 날아와서 그런 것 아닌가” 등의 주장을 하기도 했다.

한편 황 부장이 속한 서울시는 지난해 10월부터 대기 질을 개선한다면서, 2022년까지 가정용 노후보일러 25만대를 시 지원금을 들여 친환경 콘덴싱 보일러로 교체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하면 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노후차의 운행을 제한시키고, 공공기관을 이용하는 시민 등에도 강제로 차량 2부제를 적용하는 등의 안도 동시에 펴고 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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