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법 김태규 부장판사 "머리를 풀어헤친 채 미쳐 춤추는 '정의의 여신' 형상만 머릿속에 명멸"
"먼 훗날 역사, 아니면 신의 섭리가, 판사들의 어리석음을 판단하리라 믿는다"

김태규 부장판사.

최근 좌편향된 한국 사법부의 문제점에 종종 쓴소리를 해온 김태규 울산지법 부장판사가 왜곡된 법원의 행태에 직격탄을 날렸다.

김태규 부장판사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고백'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일부 판사들의 판단력을 의심하고 믿지 않습니다"라며 "이런 생각에 이른 것이 비단 최근의 일만은 아닙니다"라고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그 어느 시점 불현듯 판사들의 짧은 생각, 폭 좁은 시야, 그리고 치우친 생각에 기초한 판결이 하나둘 등장하면서 마음에 동요가 일기 시작했고, 그러한 엉터리가 차곡차곡 쌓여가는 것을 보면서 제 마음이 굳어져 갔습니다"라고 썼다.

그는 또 "여태껏 이런 말을 눌러왔습니다. 이제 굳이 그러한 필요를 느끼지 못합니다"라며 "먼 훗날 그 어느 시점에 역사가, 또 아니면 신의 섭리가, 이들 판사들의 어리석음을 판단하리라 믿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성을 잃고 머리를 풀어헤친 채 미쳐 춤추는 '정의의 여신'의 형상만 제 머릿속에서 명멸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부장판사는 "저 역시 그런 모자란 판사들의 부류에서 제외된다고 전혀 말씀 드리지 않습니다"라고 스스로에 대한 반성으로 글을 마무리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다음은 김태규 울산지법 부장판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고백'이라는 제목의 글 전문(全文)이다.

김태규 부장판사 페이스북 캡처

"일부 판사들의 판단력을 의심하고 믿지 않습니다." 이런 생각에 이른 것이 비단 최근의 일만은 아닙니다. 

그 어느 시점 불현듯, 판사들의 짧은 생각, 폭 좁은 시야 그리고 치우친 생각에 기초한 판결이 하나둘 등장하면서 마음에 동요가 일기 시작했고, 그러한 엉터리가 차곡차곡 쌓여가는 것을 보면서 제 마음이 굳어져 갔습니다.

어쩌면 세상 사람들 다 알고 있는 사실을 동료 판사라는 생각에, 동료에 대한 신뢰를 접기가 두려워서, 제 하의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건지도 모릅니다. 이제 그 임계점을 봅니다. 

그래도 대부분의 판사들이 자신의 소임에 충실하고, 때로는 죽음에 이르는 과로를 마다 않고 성실히 일을 하고 있는 탓에, 그분들의 노고에 누가 될까 하는 생각에 또 저의 경솔한 말이 법원에 대한 근거 없는 불신을 만드는데 장작만 더할까 하여 여태껏 이런 말을 눌러왔습니다. 이제 굳이 그러한 필요를 느끼지 못합니다.

이성을 잃고 머리를 풀어헤친 채 미쳐 춤추는 '정의의 여신'의 형상만 제 머릿속에서 명멸합니다. 먼 훗날 그 어느 시점에 역사가, 또 아니면 신의 섭리가, 이들 판사들의 어리석음을 판단하리라 믿습니다. 가슴 설레이지도 아름답지도 않는 고백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어지럽혀 드려 죄송합니다.

더하여 저 역시 그런 모자란 판사들의 부류에서 제외된다고 전혀 말씀 드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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