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칼럼] 손혜원 사태로 본 도시재생, 50조원은 누구 손에 들어가나
[김정호 칼럼] 손혜원 사태로 본 도시재생, 50조원은 누구 손에 들어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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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기존 도시 골목-건축물 두고 살기 좋은 곳 만들겠다며 시작...주민들 삶은 달라지지 않아
낡은 집과 좁은 골목 그대로 둔 채 표지판 달고 벽에다 색칠하는 도시재생, 주민들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이익
도시재생 한다면서 주민들 원하는 도시재개발 막는 것, 꼬리와 몸통 바뀐 것...필연적으로 나눠먹기식 배분 돼
김정호 객원 칼럼니스트
김정호 객원 칼럼니스트

손혜원 의원이 이런 저런 경로로 집을 15채나 샀다 해서 시끄러운 그곳은 도시재생 사업이 시행될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는 도시재생뉴딜에 5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약했다. 조선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이 일대의 도시재생과 문화재사업에 1100억원이 투자될 예정이라고 한다. 아마 손 의원의 입김이 상당히 작용했음을 배제할 수 없을 듯 하다. 

50조원이라는 막대한 돈이 투입되는 데도 국민들은 정작 도시재생이 뭔지, 그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알지 못한다. 이 칼럼에서는 도시재생의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해서 약간만 따져보려고 한다. 

도시재생은 기존 도시의 골목과 건축물을 그대로 둔 채 부분적인 개선을 통해서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며 시작되었다. 도시재개발이 기존 골목과 주택들을 헐어내고 새로 짓는 반면 도시재생은 도시의 골격을 손대지 않고 사업을 진행한다.  

도시재생을 하면 어떻게 되는가? 실제 사업이 완료된 지역을 돌아보면 알 수 있다. 동대문의 창신숭인동 지역은 ‘도시재생 선도지역’이어서 박원순 시장이 공을 들였던 곳이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200억원이 투입했다. 2017년말에 사업이 완료되었으니까 사업이 성공적이었다면 지금쯤 주민들의 생활이 좋아졌어야 한다. 그러나 이코노미 조선이 탐문 조사한 바로는 주민 생활은 달라진 바가 없다. 그런 사업을 했는지 조차 모르는 주민이 태반이었다.

그렇다면 그 200억원은 어디로 갔을까? 예산서에서 눈에 띄는 것은 전문가수당 1.2억, 사례집 6천만원, 골목길 조성비 20억원, 앵커조성비. 12억원 등이다. 수당을 받는 전문가들은 사회적 기업 등을 하는 마을운동가들로 추정된다. 사례집은 도시재생을 잘했다고 홍보하는 용도의 책이다. 골목길 조성은 CCTV와 표지판 설치 등의 용도다. 앵커란 핵심시설을 뜻하는 것으로 박물관 같은 시설들을 말한다. 손혜원 의원이 구입한 집에 뭔가가 일어난다면 아마도 앵커조성비의 명목이 될 것이다.  

이 돈을 썼는데 주민들은 왜 느끼지 못할까. 박원순 시장은 주민의 도시재생에 대한 이해부족을 탓하지만 진정한 이유는 도시재생 사업을 해봤자 주민의 삶이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차가 드나들 수 있도록 좁고 낡은 골목길을 넓히는 것인데 도시재생은 그런 것 안하겠다는 사업이다. 단순화하자면 낡은 집과 좁은 골목 그대로 둔채 표지판 달고 벽에다 색칠하는 것이 도시재생이다. 

그 중간 중간에 소규모의 박물관이나 기념관이 생겨나긴 한다. 창신동에서는 봉제박물관과 백남준기념관이 만들어졌다. 주민들도 관심이 없을 정도이니 몇 사람이나 보러가는지는 알 수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돈은 썼는데 봉제박물관, 백남준 기념관 생긴 것 말고는 내세울 게 없다. 

도시재생으로 동네주민들이 보는 이익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동네로의 관광객이 늘어날 경우 그들을 상대로한 장사의 수입이 늘어날 수 있다. 부산 감천동 문화마을의 경우 동네 떡볶이 가게들의 수입이 제법 늘었다고 한다. 그 주변은 집값이 좀 오를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주민은 늘어난 구경꾼들로 오히려 불편해진다. 
도시재생 사업 과정에서 돈을 버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다. 마을운동가들, 박물관 건축업자들, 그리고 정부 돈으로 자기 집을 박물관 등 앵커시설로 전환하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 이번 사건이 터지지 않았다면 손혜원 의원도 그렇게 나전칠기박물관을 만들어 이익을 봤을 수 있다. 

손의원이 구도심의 도시재생은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반면 거기서 3킬로 떨어진 서산온금지구 재개발 사업에 대해서는 적대적이었다. 잘 알고 있듯이 재개발은 동네를 다 헐어내고 새로 아파트단지를 만드는 사업이다. 서산온금 지구의 경우 자전거로 못올라다닐 정도로 길이 좁고 구불구불하며 폐가들이 속출해왔다. 노인들말고는 인적이 드물 정도가 되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재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민들은 말한다. 그러나 손혜원 의원은 아파트는 절대로 안된다고 반대했다. 아마도 그 부지 인근 조선내화의 낡은 시설이 급하게 문화재로 지정한 것은 손의원과 관련이 있을지 모른다. 그 덕분에 10년넘게 추진해오던 서산온금지구 재개발은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경제의 관점에서 보면 재개발은 매우 생산적인 사업이다. 자전거도 못오르는 좁은 길에 차가 다닐 수 있고, 흉측한 폐가 자리에 신식 아파트가 들어선다. 기존 주택에 연고권을 가진 사람들은 새 아파트에 들어가게 되며 임차인을 위해서도 임대주택이 들어선다. 그렇기 때문에 도시재개발은 많은 사람들이 이익을 보는 사업이다. 도시 자체가 새로 태어난다. 무엇보다 그 비용은 모두 당사자인 조합원들이 부담한다. 

반면 도시재생은 벽에 벽화가 그려지고, 작은 박물관들이 생긴다는 것말고 주민들이 느낄 수 있는게 별로 없다. 그런데도 그 50조원이라는 나라 돈이 투입된다. 그 돈은 사업에 관여하는 사람들, 마을운동가들 박물관 건축업자들 이런 사람들이 차지한다. 

물론 전국 곳곳에 보존할만한 골목들도 많을 것이다. 그런 곳을 정해서 잘 가꾸는 것은 의미가 있다. 도시재생을 한다면서 정작 주민들이 원하는 도시재개발은 막아서는 것은 꼬리와 몸통이 바뀐 것이다. 무엇보다 50조원이라는 돈을 미리 정해 놓고 도시재생을 추진하는 것은 잘못이다. 필연적으로 나눠먹기식배분이 될 수 밖에 없다. 또는 손혜원 의원처럼 힘 센 사람의 손에 좌우될 가능성도 높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도시재생 예산 50조원에 대해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김정호 객원 칼럼니스트(김정호의 경제TV대표, 전 연세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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