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문자메시지 추가 공개…1월10일 사건 이후에도 "사측의 새 제안" 접촉 요청
뉴데일리 "孫, 당일 대화서 투자 거절당하자 용역 제안…金에 폭행신고 취하 요구"
金 "폭행 관련 금전적 합의-거래 제안 일체 거부" 문자도…"JTBC의 '공갈' 주장은 인신공격"

(왼쪽부터) 김웅 라이언 앤 폭스 대표,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사진=연합뉴스 등)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63)으로부터 폭행당했다고 신고하면서 밀회설 관련 취재를 해왔다고 폭로한 프리랜서 기자 김웅씨(49)가 "손 사장이 먼저 투자제안을 했다"며 관련 문자를 25일 공개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김씨는 유학·이민 지원 업체 '라이언 앤 폭스'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날 오후 6시20분쯤 김씨는 조선일보 등에 "폭행 이후 손석희 사장이 2억원에 이르는 투자 제안을 했다"면서 한 건의 문자메시지를 추가 공개했다.

손 사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급히 만나 논의했으면 한다. 시간을 미루려는 것이 아니고, 네가 동의할 만한 새로운 제안을 사측(JTBC)으로부터 제의받았다"며 "지금껏 우리가 얘기한 것과는 차원을 달리해서 접근하기로. 네게도 훨씬 좋은 안이라고 본다. 얘기 듣고 싫으면 그냥 노(NO)하면 그만이다"라고 썼다.

김씨는 이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면서 "(투자 제안은) 분명히 손 대표가 먼저 내놨다"며 "손 대표가 저희들에게 2억원 투자를 제안했다가 거절당하자, 다시 월 1000만원 수익이 보장되는 용역을 향후 2년 동안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손 대표가 저를 폭행하지 않았다면 이런 제안을 (먼저)할 이유가 없다"며 "투자나 용역 제공을 내세워 (폭행)사건을 무마하려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폭행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하게 된 지난 10일 '상암동 일식집 사건' 이후 손 사장이 용역 등을 제안했다는 얘기다. 조선일보는 "투자제안 의혹에 대해 JTBC 측에 수 차례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고 전했다.

사진=김씨가 조선일보 등에 추가로 공개한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 추정 인물의 문자메시지.

인터넷종합신문 뉴데일리는 해당 문자 발송 이후로 추정되는, 손 사장과 김씨의 대화가 담긴 50여분짜리 녹취파일을 입수해 "두 사람은 (폭행 시비) 관련 사안을 놓고 합의안을 찾기 위해 1월 중순쯤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뉴데일리는 "두 사람의 대화는 A변호사의 자택에서 밤 늦게까지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김씨는 손 사장으로부터 폭행당했다고 주장했으나, 손 사장은 폭행이 아니라고 반박했다"고 우선 밝혔다.

녹취파일에 따르면 손 사장은 김씨 등에게 "제가 제안하는 것은 (회사 측과) 공식적 논의 하에 나온 것이기 때문에 제안한 것"이라고 밝힌 뒤 "다만 여기(JTBC) 들어와서 작가하고 그러는 거는 어울리지 않는다"면서 김씨가 운영하는 L회사에 2억원 규모를 투자하거나 다른 용역을 맡기는,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손 사장은 "우리(JTBC)가 가지고 있는 계열사 중에서 서로 필요한 경우에 (용역 관리 계약을) 할 수 있다"면서 "김씨한테도 도움이 되고 회사에도 도움이 되면 다른 얘기가 안 나온다"고 말했다.

이같은 녹취 내용은 앞서 김씨가 주장한 "손(사장)이 제시한 회사에 대한 2억원 규모의 투자와 향후 2년간 매달 1000만원 수익을 낼 수 있는 용역을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분명히 거절했다"는 내용과 일치한다.

"회사와 공식 논의했다"는 손 사장 주장이 사실이라면, 김씨와 손 사장 두 사람 사이의 사적인 문제를 놓고 JTBC가 회사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대책을 모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

이같은 제안에 대해 김씨는 "투자와 용역은 개념이 다르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러자 손 사장은 "그 정도(용역) 가지고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 김씨 얘기 아니냐"라며 "그게(투자가) 그렇게 어려운 것이라면, 내가 한 이야기 중에 두번째 방법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손 사장은 이어 "투자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합을 맞춰보는 건데, 김씨가 도저히 안 되겠다 그러면 할 수 없다"면서도 "용역 관계를 맺고 노동력을 제공하고, 서로에게 나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뉴데일리는 손 사장은 당일 대화 과정에서 김씨에게 폭행 신고를 취하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고 짚었다.

김씨가 "나한테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손 사장은 "신고를 취하하라"고 말했다는 것. 손 사장은 "우리 JTBC 차원에서는 다 싸우라고 그런다"며 "저만 지금 안 그러고 있다. 싸우면 제가 이긴다"라고도 했다.

이후 손 사장은 김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니(김씨)가 동의할 만한 새로운 제안을 사측에서 제의 받았다"며 "다시 만나 의논하자"고 요청했다. "JTBC 회사 차원에서 마련한 공식 제안"이라는 기존 주장을 다시 한번 되풀이한 것이다.

김씨는 이날 뉴데일리에 "제가 공갈·협박을 했다는 JTBC의 해명은 사실과 다르다"며 "오히려 손 사장이 (나를 회유하기 위해) 금품을 제안했고, 이를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갈은 금품 요구가 핵심인데, 제가 공갈과 협박을 했다는 JTBC 측 주장은 인신공격"이라며 "불법 취업 청탁을 한 적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씨는 그 증거라며 손 사장 측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매체에 공개했다. 손 사장과 법률대리인으로 추정되는 최모 변호사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그는 "본인은 손석희에게 폭행 당한 사건과 관련해 일체의 금전적 합의, JTBC 측이 제안한 투자, 용역 거래 등을 거부한다"며 "정식 형사 절차는 이미 진행시켰다"고 주장했다.

뉴데일리는 "회사 측(JTBC)과의 공식 논의를 거쳐 나온 제안"이라는 손 사장 주장을 재확인하기 위해, JTBC와 손석희 사장에게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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