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에 '촛불 상징' 넣는다는 비판 이어져...제작진 "촛불 이미지 추상성 강화하고, 세종 동상만 옮길 것"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과 세종 동상. (사진 = 연합뉴스)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과 세종 동상. (사진 = 연합뉴스)

서울시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설계공모’ 당선작인 ‘딥 서피스(Deep Surface) - 과거와 미래를 깨우다’ 제작진들이 광장 내 촛불 이미지 형상화에서 한 발 물러서고, 이순신 장군 동상 이동을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 다만 제작진들은 세종상은 이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조선일보는 25일 광화문광장 당선작 설계를 담당한 CA조경기술사사무소 관계자인 김재환 소장과 진양교 대표, 윤진호 유신레저조경부 부장, 김희진 선인터라인 건축사사무소 소장, 김영민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부교수와 인터뷰한 내용을 보도했다.

서울시는 지난 21일 당선작 내용을 발표하면서 “이순신 장군 상과 세종상을 광장 바깥으로 옮기고, 바닥에 촛불 집회를 상징하는 이미지를 넣는다”고 했다. 안에는 동상 이전안뿐 아니라 광화문 앞을 지나는 사직로와 율곡로를 우회시키고 그 자리에 3만 6,000㎥의 ‘역사 광장’을 조성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당초 설계안 중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은 촛불 이미지 형상화와 두 동상을 옮긴다는 내용이었다. 당초 안에는 현재 광화문광장에 있는 이순신 동상과 세종 동상을 서쪽인 세종문화회관 방향으로 100m가량 옮기고, 광장 바닥에 ‘촛불 시위’를 형상화한 장식을 새긴다는 내용도 있었다. 정파성이 짙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서울시 측은 “동상 이전은 확정된 게 아니고, 논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행정안전부도 지난 23일 “설계안 대로라면 ('역사 광장' 조성을 위해) 정부서울청사 건물 일부를 철거해야한다. 사전 합의가 없어 받아들이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진양교 CA조경기술사사무소 대표는 인터뷰에서 “우리 의도는 시민들이 촛불을 포함해 다양한 이미지를 떠올리도록 하자는 것이었는데, 촛불이 부각된 것 같아서 당혹스러웠다”며 “구체적 설계에서는 특정 이미지로 읽히지 않도록 추상성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건축업계에 따르면, CA조경기술사사무소에서 당선안 이미지, 설계안 등을 내놓고 서울시로부터 받은 금액은 28억원이다. 진 대표는 이명박 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을 맡은 진수희 전 바른미래당 의원의 동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관계자들 역시 비슷한 발언을 이었다. 김 소장은 “드라마로 치면 ‘열린 결말’처럼, 해석은 보는 이의 몫으로 남겨둘 것”이라고 했다. 시민 여론을 더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제작진은 “경관 시야 확보를 위해 세종상은 옮기는 게 바람직하다. 여론도 그렇게 움직이길 바란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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