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인도 통신시장 평정한 암바니의 릴라이언스, 전자상거래 시장서 베조스의 아마존에 도전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그룹 회장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세계 최고 부호인 제프 베조스에 맞서 아시아 최고 갑부이자 인도 최대 기업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인 무케시 암바니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베조스와 암바니의 자산은 각각 1372억 달러(약 155조원)와 470억 달러(약 5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4일 이코노믹 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암바니는 최근 인도 내 전자상거래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아마존은 인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플립카트를 인수한 미국의 월마트와 함께 현지 전자상거래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이에 암바니가 '인도 대표'라는 타이틀을 들고 시장 장악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암바니가 인도 기업인의 대표 주자라는 자존심을 걸고 미국 기업들과 경쟁에 나선 것은 향후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이 황금알을 낳는 분야로 쑥쑥 커져 나갈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코트라(KOTRA) 뉴델리무역관이 집계한 현지 통계에 따르면 13억 인구를 보유한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은 2017년 385억달러에서 2020년 640억달러, 2026년에는 2천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암바니의 움직임이 더욱 주목되는 것은 최근 이동통신업계에서 그가 보여준 거침없는 행보 때문이다.

석유, 가스, 석유화학 등에 주력하던 암바니는 2016년 9월 진출한 인도 통신시장을 불과 2년여 만에 사실상 평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암바니가 만든 릴라이언스 지오는 첨단 4세대(4G) 통신, 음성통화 무료, 저렴한 데이터 통신비 등을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출범 1년도 되지 않아 가입자 1억2500만명을 확보했고, 지난해 상반기에 2억명을 돌파했다. 인도 통신업계는 앞으로 릴라이언스 지오가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암바니는 전자상거래 시장에서도 공격적인 맞춤형 마케팅으로 아마존을 시장에서 밀어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아마존도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해 식료품 사업에 3억7천만달러를 투자하는 등 사업 영역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힌디어 전용 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을 내놓는 등 현지화 전략도 속속 추진하는 분위기다.

다만, 최근 인도 정부가 도입하기로 한 온라인 상거래 규제는 향후 경영활동에 상당히 부담될 전망이다. 인도 정부는 다음 달부터 온라인 유통업체의 관계사 제품 및 독점 상품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렇게 되면 클라우드테일 같은 합작 유통회사를 통해 제품을 팔거나 자사 브랜드를 독점 상품 마케팅에 활용하는 아마존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베조스가 한 손이 뒤로 묶인 채 암바니와의 싸움에 나서게 됐다고 평가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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