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델커 차관, 美中 고위급회동서 "北 공작원 추방" 강력 요구
재무부 산하 OFAC, 트럼프행정부 8번째 독자제재안 발표
멘델커 방중 이어 홍콩·한국·일본 찾아…대북 압박공조 다질듯

 

시걸 맨델커 미국 재무부 테러 및 금융정보 담당 차관
시걸 맨델커 미국 재무부 테러 및 금융정보 담당 차관

시걸 맨델커 미국 재무부 테러 및 금융정보 담당 차관이 무기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중국 내에서 활동하는 북한 공작원들을 추방하라고 중국 정부에 요구한 데 이어 24일 방한한 것으로 알려져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대북제재 이행에 "불만족"을 표명 압박하는 한편 동맹 관계인 한국·일본과는 긴밀한 공조를 다지려는 행보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AFP 통신 등에 따르면 맨덜커 차관은 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美中) 고위급 회동에서 중국 당국자들에게 북한의 '재정적 조력자(financial facilitators)'들을 추방하고, 홍콩이 북한의 불법거래를 위한 피난처로 이용되는 것을 막으라고 요구했다. 당시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에도 부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맨델커 차관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는 북한의 재정적 조력자들이 중국에 계속 거주 중인 것으로 본다며, 이들은 금융시스템을 조작하는 데 능숙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이 계속 활동하면 중국의 금융체계도 위험에 처하는 날이 오게 될 것"이라고 중국 당국자들에게 경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 당국자들에게 "(미국이 중국의 대북제재 이행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며, 만약 북한 공작원들을 추방하지 않을 경우 "행동에 취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북한 공작원이 몇명이나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번에 몇명의 추방을 요구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WSJ은 미국 당국이 20여명 이상의 북한 정보원들이 중국에서 활동하면서 무기프로그램 자금조달에 관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뒤이어 홍콩을 방문해서도 당국자들에게 '홍콩이 기업들의 밀수와 선박간 환적에 도움이 되는 회사를 설립할 수 있는 곳이 돼서는 안 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재무부는 같은날 대북 독자 제재안도 발표했으며, 맨델커 차관은 중국 홍콩에 이어 한국과 일본을 잇따라 방문한 것으로도 알려져 자국의 대북 '최대 압박' 기조를 공고화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24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비용으로 쓰인 것으로 확인된 북한 원유공업성 등 북한과 중국 기관 9곳, 북한 출신 개인 16명, 북한 선박 6척 등 특별지정제재대상(SDN) 명단을 발표했다. 지난달 26일 미국 정부가 북한 미사일 개발의 주역인 리병철과 김정식 등을 제재한 지 약 한 달 만이자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여덟 번째 단독 제재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맨델커 차관은 24일 한국을 찾아 25일 서울에서 외교부 고위당국자 등과 회동할 예정이다. 그는 미국의 대북 독자제재 내용을 설명하고, 북한 핵·미사일 개발에 쓰일 수 있는 대북 자금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한미간 긴밀한 공조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는 당초 한국 언론과의 간담회를 진행하려다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취소 사유에 대해 주한미국대사관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공유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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