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은 0.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47.1%나 감소...영업이익률 최초 2%대로 후퇴
중남미(5.1%) 러시아(14.1%) 인도(4.3%) 중국(0.7%)서 판매 늘고, 북미(-1.0%) 유럽(-0.9%)서 줄어
현대차 "환율 하락과 투자비용 확대 등으로 매출원가율 상승이 원인"

현대자동차의 영업이익이 2010년 새로운 회계기준(IFRS)이 도입된 이후 9년만에 처음으로 3조원을 밑돌며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24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2018년도 연간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을 열고 매출액 97조2516억원, 영업이익 2조422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0.9%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7.1%나 감소한 것이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2012년 8조4369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6년 연속 하락세다. 영업이익률은 2.5%로 2.2%포인트 낮아졌다. 역시 2010년 이후 최저치인 동시에 처음으로 2%대로 내려앉았다.

다만 판매량을 기준으로 보면 현대차는 작년에 국내외 시장에서 총 458만9199대(도매 기준)의 차량을 팔았다. 이는 전년보다 1.8%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했던 점을 고려하면 판매량만 놓고 봤을 때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수 판매는 코나와 산타페 등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판매 호조로 전년 대비 4.7% 많은 72만1078대를 기록했으며 중남미(5.1%), 러시아(14.1%), 인도(4.3%) 등 신흥시장에서도 판매 성장세를 보였다. 주요 시장인 중국에서도 산업 수요 악화에 따른 경쟁 심화에도 신차 출시 효과 등으로 인해 판매량이 0.7% 늘었다.

반면 또 다른 주요 시장인 북미에서는 제네시스 딜러망 재정비와 승용 모델의 수요 부진 영향으로 1.0% 감소했고, 유럽의 경우 배출가스 규제 강화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0.9% 줄었다.

현대차는 판매 확대에도 실적이 부진한 주요 원인으로 원·달러 환율 하락과 주요 신흥국의 통화 약세 등 비우호적인 외부 경영환경을 꼽았다. 또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저성장 국면 속에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인센티브 비용이 상승한 데다 신규 파워트레인 개발, 디자인센터 준공 등 투자비용을 확대한 탓에 매출원가율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올해 새로운 디자인 정체성을 적용한 주력 차급의 신차를 공격적으로 출시하며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미 출시된 대형 SUV 팰리세이드를 비롯해 쏘나타, 엔트리급 신형 SUV, 제네시스 G80, GV80 등을 준비 중이다.

구자용 IR담당 상무는 "올해는 SUV와 고급차 중심의 제품군 개편을 기반으로 신차 출시 효과가 본격화해 새로운 신차 '빅 사이클'을 알리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 상무는 "팰리세이드의 경우 현재까지 3만여대 계약을 달성, 내부적으로 세운 물량 예상치를 이미 초과했다"며 "생산능력 증대를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4∼5월 북미 권역에서 양산하는 등 상반기 내로 해외 주요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요가 여전히 부진한 중국에서는 정부의 친환경차 육성 정책에 맞춰 친환경차 라인업을 현재 2개에서 연내 5개로 확대해 중장기적인 판매 기반을 구축하기로 했다.

아울러 현대차는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전략기술 투자를 포함한 총 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약 20%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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