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인사청문회도 없이 조해주 임명 강행…文 대선캠프 공명선거특보 등재 논란 규명 건너뛰어
나경원 "앞으로 선거 공정하게 안하고 부정선거도 획책할 수 있다는 메시지"

1월24일 청와대가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후보자(왼쪽) 임명 강행을 알리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오른쪽)가 "지금부터 모든 국회 일정을 거부한다"고 선언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4시를 기해 제19대 대선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명선거특보로 이름을 올렸던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자, 자유한국당은 "지금부터 모든 국회일정을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조해주 중앙선관위원은 문재인 정권에서도 드물게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되는' 장관급 인사다. 앞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지난 9일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열었으나, '캠프 출신 임명 시도'에 반발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보이콧으로 30여분 만에 파행한 바 있다.

이후 문 대통령은 조 후보자 인사청문심사경과보고서 재송부 요청을 했지만 야권의 반발로 청문회가 열리지 않은 채 19일 기한이 만료됐었다. 재송부 기한 만료 이후에도 청와대와 여당이 검토, 청문회 개최 여부를 야당과 협의해오는 듯했으나 24일 돌연 청문회 없는 임명 강행으로 선회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하고 "2월 임시국회뿐만 아니라 지금부터 모든 국회일정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 임명 강행은 앞으로 국회와 일을 같이 안 하겠다는 것"이라며 "(여당이) 저희가 요구하는 특별검사와 청문회, 국정조사 아무 것도 대답을 안 하고 있다",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일단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권은 '19대 대통령 선거 문재인 후보 캠프 백서'에 공명선거특보로 등재됐던 조 후보자에 대해 정치편향 의혹을 제기한 것은 물론, 부정선거 획책 가능성까지 내다보고 있다. 반면 여당인 민주당은 "공명선거특보 활동은 백서의 오류"라며 단순 부인으로 일관해왔다.

더불어민주당이 2017년 9월 발간한 제19대 대선 백서에 부록으로 실린 명단에는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일원으로 '조해주 공명선거특보'가 등재돼 있었다.

나 원내대표는 "다른 자리도 아니고 선거를 공정관리 하는 심판에 '캠프 출신'을 임명하겠다고 해서 청문회를 한차례 보이콧했다"며 "그리고 나서 청문회를 다시 해보자고 했더니, 여당에서 처음에는 '청문회를 하겠다'더니 월요일부터 행정안전위원회 간사 합의에서 증인 채택에 한치도 양보를 안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렇게 여당이 양보를 안 하는 것에 대해 저희가 대폭 양보하고 청문회를 하겠다고 최후 통첩을 했는데 끝끝내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한다고 한다"며 "앞으로 선거를 공정하게 안 하고 한마디로 부정선거도 획책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나 원내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도 그동안 협상 경위에 대해 "저희가 인사청문회 보이콧 초강수로 이 부분에 반대 의사를 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임명을 강행하겠다고 해서 지금 많은 녹취, 증언을 확보해 인사청문회를 정작 하자고 하니, 증인을 갖고 티격태격하기 시작했다"며 "인사청문회 시기를 1월을 넘지 않고 해달라는 게 여당의 부탁이었고, 그래서 저희가 역러 가지 의원님들의 일정을 조정해서 1월 안에 청문회를 하겠다는 것까지 합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인에 대해서 (여당이) '인사 비서관을 빼달라'고 해서 저희가 그 부분도 양보했는데, 어제(23일) 밤부터 여당 측에서 전혀 인사청문회에 응하지 않았다"며 "한마디로 우리가 확보한 증거들이 밝혀질까 두려워서 인사를 강행하겠다는 건데, 조 선관위원 임명을 강행하는 순간 2월 국회는 없다"고 예고했다.

바른미래당에서도 김관영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원내정책회의에서 조 후보자 임명 강행 기류에 대해 "청와대와 민주당의 오만의 극치"이자 "헌법 파괴 행위를 일삼는 폭주 행위"라고 비판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설사 인사검증과정에서 몰랐다고 하더라도 야당의 적절한 지적에 대해 겸허히 수용하고 철회해야 마땅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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