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현재 호칭, 여성 측만 높여불러 성차별적" 지적하며 권고안 내놔..."'의견수렴' 거친 뒤 대안 낼 것"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2019 여성가족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문재인 대통령,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2019 여성가족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문재인 대통령,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연합뉴스).

여성가족부가 22일 ‘민주적인 가족문화를 조성한다'는 명목으로 가족 내 호칭을 바꿔 부르는 권고안을 발표했다. 남편의 가족만 ‘도련님’ ‘아가씨’ 처럼 높여부르고, 아내의 가족은 ‘처남’ ‘처제’ 등으로 부르는 관행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 조치는 여성계 등에서 현재 호칭이 성차별적이라는 지적이 나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호칭의 성차별성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지적이 나왔다고 한다. 국립국어원 연구진도 이를 지적하며 지난해 몇 가지 개선안을 제시했다. 먼저 친척 간에 부르는 도련님, 처남같은 호칭은 아예 없애고 이름을 부르자는 안이 먼저 나왔다. 아내의 부모도 ‘장인어른, 장모님’ 대신 ‘아버님, 어머님’으로 부르자는 안도 있었다. 아내만 남편의 부모를 아버님, 어버님으로 부르는 것은 불평등하다는 지적에서였다. 심지어는 양쪽 부모 호칭에 거주지역을 붙여 구분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여가부는 내달부터 국민권익위원회 홈페이지 등에서 한 달간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의견수렴을 거친 뒤 올해 안에 대안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가족 간의 호칭에 국가가 간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SNS 상에는 “호칭을 바꾸든, 서로 여기요 저기요 하며 부르든 그것은 해당 가족들이 정할 일이다. 국가가 가족 호칭 지침을 내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한 글이 많은 공감을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국민권익위원회가 이번 호칭 변경 안과 관련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여성들은 93.6%가 ‘바꿔야 한다’고 했지만, 남성은 56.8%만 동의했다. 이에 여가부 관계자는 “정부가 내놓는 대안을 강제할 수는 없지만, 보다 많은 국민이 사용하도록 홍보하겠다”고 밝혔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