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국에 1조 달러 미국산 제품 구매 제안...한국의 對中 수출 품목과 겹칠시 타격 우려

지난 19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대미(對美) 무역흑자를 2024년까지 없애겠다고 선언하면서 이에 따른 한국 경제의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큰 특성상 중국이 미국산 제품 수입을 인위적으로 확대할 경우, 국내 기업의 대중국 수출이 급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나다 중국은 한국으로부터 가장 많은 수입을 하고 있으며, 한국은 중국에 가장 많은 수출을 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할 만한 요인이다.

중국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하는 미·중 간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2024년까지 6년에 걸쳐 총 1조 달러(약 1122조5000억 원) 이상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제안했다. 작년 기준으로 3230억 달러 수준의 대미 무역흑자를 제로로 줄이겠다 것이다.

이 같은 중국의 제안을 미국이 받아들일 시, 대중 수출 비중이 큰 한국의 수출 구조상 이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수입을 확대하는 품목이 우리나라가 중국에 수출하는 품목과 겹칠 경우엔 준비 기간 없는 직격탄을 맞을 수 있어 큰 피해가 예상될 것이란 우려다.

한국의 지난해 국가별 수출 비중을 살펴보면 중국이 24.8%로 가장 높고, 미국은 12%를 차지하고 있다.

2016년 기준으로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품목 비중을 보면 약 20% 가량이 반도체, 15%는 디스플레이 및 센서, 그 외 무선통신기기, 합성수지, 석유화학중간원료, 자동차부품 등이 각각 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입장에선 중국을 상대로 한 고율 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대중국 무역적자는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하면 이 같은 중국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10월엔 미국의 중국 상품 수입 규모가 무려 520억 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정부 정책과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은 그동안 국내 기업들이 향후 위험 요소로 감안해 어느 정도 대비를 해둔 상황이지만, 이번 시진핑 주석이 선언한 내용이 미중무역 합의가 끝나는 즉시 적용된다면 국내 기업들 입장에선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기는 셈으로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