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고위급회담·트럼프 예방 결과 따라 2차 美北회담 계획 발표될 것”
日아사히 “김정은, 상응조치로 대북제재 완화·평화협정 원해”

김영철이 2차 미북정상회담 일정과 의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워싱턴에 가기 위해 17일 오후(현지시간) 베이징(北京) 공항에서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는 모습(연합뉴스)
김영철이 2차 미북정상회담 일정과 의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워싱턴에 가기 위해 17일 오후(현지시간) 베이징(北京) 공항에서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는 모습(연합뉴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17일(미국 동부시간) 2차 미북정상회담 조율을 위해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 도착했다. 김영철은 이튿날인 18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고위급회담을 통해 2차 미북정상회담 일정과 의제를 최종 조율한다. 이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하고 김정은의 친서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철은 미국 고위 인사 가운데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가장 먼저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훈 국정원장은 지난 주말 워싱턴을 방문해 해스펠 국장 등과 만나 2차 미북정상회담 세부 사항을 집중 논의했다고 국내 일부 언론이 18일 보도했다. 서 원장은 지난 주말부처 이번 주 초까지 워싱턴에서 김영철 방미를 앞둔 사전조율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영철과의 면담이 끝난 뒤 이르면 18일 2차 미북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오는 2~3월쯤 베트남 다낭에서 회담이 개최될 것으로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김영철은 오는 18일 폼페이오 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며 고위급회담과 잠재적인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결과로 2차 미북정상회담 계획이 발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베트남 정부가 김정은의 국빈 방문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이 설 연휴인 오는 2월 4~8일 이후 베트남을 국빈 방문할 것이라고 전했다.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17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 덜레스국제공항에 도착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일행을 영접하러 가고 있다(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17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 덜레스국제공항에 도착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일행을 영접하러 가고 있다(연합뉴스).

김영철은 이날 오후 6시 32분 베이징발 유나이티드항공 UA808편을 통해 워싱턴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미 국무부는 김영철의 방문 및 일정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으나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공항에 나와 김영철을 영접했다. 북한관리가 미국의 심장부인 워싱턴에 직항편으로 입국한 것을 김영철이 처음이다. 김영철은 약 1시간 후인 오후 7시 35분께 미국 정부가 제공한 차량에 올라 공항을 빠져나갔다. 김영철은 현재 워싱턴 DC 중심부에 위치한 듀퐁 서클 호텔에 머물고 있다. 그는 2박 3일간 워싱턴에 체류하면서 2차 미북정상회담 등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의 최고위급 인사가 워싱턴에 묵는 것은 2000년 10월 조명록 당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김정일의 특사 자격으로 4박 5일간 방문한 후 19년 만이다. 김영철은 트럼프 대통령과 만찬을 하거나 별도의 부대일정을 소화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철 일행은 19일 오후 3시 35분 워싱턴에서 베이징으로 가는 에어차이나 항공편을 예약한 상태다.

한편 일본 아사히신문은 18일 김정은이 지난 8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때 2차 미북회담 조기 개최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복수의 북중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정상회담의 재개를 강하게 희망한다고 소개하면서 회담이 조기에 개최되도록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은 시 주석에게 핵실험장의 폭파 등 북한의 행동에 미국이 상응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에 불만을 표시했다. 김정은은 ‘상응조치’와 관련해 미국의 대북 경제 제재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전쟁의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협의를 할 생각을 밝혔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제재완화에 공감을 표시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할 경우 중국이 반드시 참가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김정은이 미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의욕을 재차 표명했지만 미국측이 요구하는 새로운 비핵화 조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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