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레이건 행정부 때 구상 떠올리는 '트럼프판 스타워즈' 계획
北에 간접 메시지될 듯...로이터 "어색한(awkward) 시점에 보고서 공개"

지난해 12월 발사된 이지스 미사일 방어시험시스템(연합뉴스)
지난해 12월 발사된 이지스 미사일 방어시험시스템(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워싱턴에 오는 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요격 계획을 공개한다. 신형 F-35 스텔스 전투기에 요격 미사일을 장착하고 한반도 해안을 비행하며 북한 로켓을 격추할 수 있는 고성능 레이저를 장착한 드론(무인항공기) 구상이 포함된다.

백악관은 16일 “트럼프 대통령이 17일 오전 11시 펜타곤을 방문해 ‘미사일 방어검토(Missle Defense Review)’ 보고서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이날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방부에서 군 수뇌부와 함께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스타워즈’ 계획을 뛰어넘는 미사일방어 전략 문건을 공개할 예정이다.

미 행정부의 ‘미사일 방어검토 보고서’는 지난 2010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나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이번 계획을 1년 전에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지역 미사일 위협 해소 등을 위해 재작성을 하는데 수개월이 걸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북협상 상황 등도 공개 시기 지연에 영향을 줬다.

AP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적의 미사일이 발사됐을 때 보다 빨리 이를 감지하기 위해 우주의 특정 궤도에 센서를 집중 배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미국은 적의 위협을 미리 알아차리기 위해 우주가 핵심적으로 중요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설명했다. 미 행정부는 적의 미사일이 발사되자마자 몇 분 이내에 이를 파괴하기 위한 요격 장치를 우주에 배치할 계획이다. 또한 미 국방부는 무엇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상승단계에서 요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상승단계에서 미사일의 속도가 가장 느리고 요격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빠르게 증대되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 배치하는 것도 보고서의 주요 부분의 하나”라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부터 한국에 실전배치되는 F-35 스텔스 전투기는 미래에는 북한 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는 요격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게 된다. 미군은 한반도 해안을 비행하는 드론에 고성능 레이저를 탑재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요격할 수도 있다.

김영철이 미국을 방문하는 날에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과 보고서 공개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북한에 대한 간접적 메시지가 담긴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영철과 진행할 고위급회담 등을 앞두고 미국의 강력한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과시하는 방식으로 기선 제압을 하려는 의도가 담겼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펜타곤 연설과 미사일 방어 검토보고서 공개 일정이 김영철의 방미 일정 확정 이전에 정해졌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트럼프 대통령의 '펜타곤 일정'이 북측에 주는 우회적 메시지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김영철 일행이 고위급회담 등을 위해 방미할 예정이라면서 "보고서의 공개가 어색한(awkward) 시점에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보고서가 어느 범위에서 북한을 다룰지 불분명하지만 고위 당국자는 '적어도 북한이 보고서에 언급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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